양대 지침 어떤 영향 미치나
고용노동부가 22일 양대 지침을 최종 확정해 발표함에 따라 지침의 영향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양대 지침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으로, 고용부 내부의 업무 처리 기준에 불과해 법적 구속력이 없다. 또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예규·지침 등의 법적 효력을 부정한다. 다만, 당사자에게 직접 효력이 미치지 않는 한 행정지침 자체는 민사·행정소송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사업장에서 공정인사 및 취업규칙 변경이 이뤄질 경우 해고자나 노동단체 차원의 소송이 이뤄질 수 있다. 특히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일단 근로자 과반의 동의를 얻도록 한 현행 근로기준법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소송으로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통상임금 소송도 유사한 사례다. 고용부 예규에 해당하는 ‘통상임금 산정 지침’은 1988년 제정 이후 일선 사업장에 통용돼 왔다. 그러다가 2012년 9월 개정 지침이 정기상여금과 고정적 복리후생금 등을 판례와 달리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면서 근로자와 사용자 간 소송이 벌어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13년 12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이 되는 판례를 남겼지만 소급 청구 요건 등을 놓고 여전히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하갑래 단국대 법학과 교수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기업과 해고자나 노동단체 간 갈등이 생기면 결국 모든 사안을 법원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사안에 따라 일부 행정 지침을 따르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는 양대 지침과 관련한 판례가 많이 쌓여 있지 않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다고 하기 어렵다”면서 “판사가 참고 사항으로만 판단할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소송에서는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을 기초로 해고나 취업규칙 변경이 정당한지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통상임금처럼 대법원에서 기준을 제시하는 상황이 올 것인지도 주목된다.
세종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6-01-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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