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한파] “집밖으로 못나가요”…눈 1m 쌓인 울릉도

[최강한파] “집밖으로 못나가요”…눈 1m 쌓인 울릉도

입력 2016-01-24 13:12
수정 2016-01-2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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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끊기고 신선식품 바닥나 주민 불편…“고립 마을 없어”육지 출장나온 최수일 군수 일주일째 울릉에 가지 못해

“겨울에는 늘 눈이 많이 오니 그러려니 합니다. 미리 준비도 해놔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밖에 못나가는 게 불편할 뿐이지요.”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에서 야영장식당을 운영하는 윤영민씨는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나리는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평지를 이루는 나리분지로 유명한 곳이다.

현재 나리분지를 비롯해 울릉도 전역에는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100㎝ 이상의 눈이 내렸다.

윤영민씨는 “울릉 주민은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일에 익숙해 다들 식량과 연료를 넉넉하게 준비해 놓고 산다”고 말했다.

쌀, 라면, 김치, 된장 정도만 있어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울릉군도 제설 장비를 갖춰 눈을 치우는 데는 말 그대로 ‘선수급’이다.

군은 23일과 24일 공무원을 비상소집해 일주도로를 비롯해 도동리 일대 눈을 치우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생활에 불편한 점은 한둘이 아니다.

당장 7일째 여객선이 끊겨 육지에서 채소, 우유 등 신선식품이 들어오지 않았다.

울릉군이 파악한 결과 24일 현재 완전히 고립된 마을은 없다.

그러나 제설차가 큰길에 눈을 치우기는 하지만 골목길이나 집 주변까지 치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민은 자력으로 집에서 큰길까지 눈을 치워야 하나 워낙 많은 눈이 내려 애를 먹고 있다.

산골마을에 사는 주민은 집 주변 눈을 치우기도 어려워 눈이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상태다.

사실상 고립된 생활을 하는 셈이다.

울릉읍 사동리 주민 정모(54)씨는 “지금은 눈을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고 차도 다닐 수 없으니 눈이 그칠 때까지 집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주민은 눈을 반기기도 한다.

이번 겨울에는 울릉도에 내린 눈이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쳐 봄 가뭄을 걱정할 정도였다.

그러나 주민은 많은 눈이 내려 가뭄 해소는 물론, 고로쇠 채취나 산나물 농사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국제교류 협력을 위해 지난 8일 울릉도를 떠나 미국 투산시와 텍사스주 그랜프레리시를 방문한 최수일 군수는 지난 18일 귀국했으나 배편이 끊겨 지금까지 울릉도에 들어가지 못하고 육지에 머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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