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저녁부터 1일 오전까지 3차례 교란전파 발사
북한의 위성항법장치(GPS) 교란으로 동해와 서해에서 조업하는 어선과 여객선, 상선 등이 운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1일 해양수산부와 해경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이날 오전까지 서해 연평도, 선미도, 팔미도 해역과 동해 속초, 주문진 인근 해역에 3차례에 걸쳐 GPS 교란전파가 발사돼 선박 280여척의 GPS 플로터가 오작동했다.
GPS 플로터는 지도상에 위치확인이 가능한 항해장치로, 차의 내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한다.
1차 GPS 교란은 전날 오후 7시 40분부터 4시간가량 이어져 30척의 어선이 영향을 받았다.
이어 이날 오전 2시부터 6시 30분까지 2차 교란전파가 발사돼 어선 223척, 어업지도선 2척, 상선 13척의 GPS 플로터가 오작동했다.
다시 오전 9시께 인천과 연평도, 백령도 등 섬을 연결하는 11개 항로 여객선 12척과 동해 묵호∼울릉 항로 여객선 등 총 13척이 30∼40분간 GPS 교란의 영향을 받았다.
이들 선박은 최소 수분에서 최대 1시간가량 GP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레이더와 해도에 의존해 방향을 잡았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GPS 교란에 따른 직접적인 선박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어선을 비롯한 각종 선박에 대해 안전운항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초해양경비안전서는 이날 새벽 관할 구역에서 출어한 어선 332척 가운데 71척이 GPS 이상으로 조기 귀항한 것으로 집계했다.
인천 앞바다에서는 이날 128척의 어선이 조업을 나가 오후 2시 현재 83척만 계속 조업 중인 것으로 해경은 파악했다.
강릉항에서 조업에 나섰다가 GPS 플로터가 먹통이 되자 조업을 포기하고 귀항한 어민은 “GPS 플로터가 화면만 뜰뿐 작동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났다”면서 “GPS 플로터에 입력해 놓은 통발 위치를 찾을 수 없게 돼 조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어둠 속에서 출어한 어선들은 망망대해에서 위치를 찾지 못해 해가 뜰 때까지 한동안 애를 먹기도 했다.
캄캄한 곳에서 GPS 플로터 없이 섣불리 움직이면 어선끼리 충돌할 수 있고 곳곳에 있는 양식장이나 설치해 놓은 그물의 위치를 몰라 훼손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해경은 접경 해역 등에 경비함정을 추가로 배치하고 해군 및 어업정보통신국과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어민들에게는 출어 시 특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월선 사고 방지와 어민들 안전조업을 위해 특정해역의 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어선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비함정의 상황 전파 안내방송도 강화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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