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 존재, 전문 경영인 직무 수행에 도움된다 주장신영자-정운호 연결해 준 브로커에 대해선 “사기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딸 장선윤 롯데호텔 상무가 4일 신 이사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어머니의 ‘무혐의’를 주장했다.장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신 이사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유통업체 B사로부터 ‘공짜’로 급여를 받은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신 이사장은 B사 등에 장씨를 비롯한 딸 3명을 이사·감사로 올려놓고 급여 명목으로 35억6천여만원을 지급하게 하고, 이들 업체 자금 11억7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장씨는 우선 B사가 100% 가족 회사인 만큼 가족들이 이사나 감사로 등재되는 자체가 회사에 도움이라고 주장했다.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 운영을 맡겨둔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존재만으로도 경영인의 비위 예방과 성실한 직무 수행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장씨는 “당연히 그런 생각으로 등기이사에 올려둔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B사의 현 대표인 이모씨의 업무 감사를 진행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B사에서 실제 업무도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B사는 브랜드 영업을 하는 회사라 어떤 브랜드를 접촉해 도입하고 관리, 운영하는지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거기에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며 의사 결정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등기이사로 오른 2002년 이후 연간 100억원대이던 회사 매출이 200억원으로 상향됐고, 이후엔 500억원까지 신장했다고도 강조했다.
장씨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 면세점 내 매장 위치 변경을 도와주고 뒷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브로커 한모씨에 대해선 “사기꾼”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친분을 부인했다.
장씨는 “한씨가 제 가족 측에 병원 인수나 빌라 매입 등 6∼7차례 사업 제안을 했지만 황당한 사업 제안이었고, 구체성이나 수익성있는 사업이 하나도 없었다”며 “아무도 한씨를 신뢰하지 않았고 그분 얘기를 진지하게 듣지 않았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 모두 한씨를 사기꾼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다만 “어머니는 당시 한씨를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또 “한씨가 2013년 가을 전화해 ‘어머니 도움을 많이 받아서 고마운 마음에 사례하려는데 완강히 거부한다. 대신 사례를 받아달라’고 했다”며 “너무 뜬금없고 난데없는 통화여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장 위치를 변경해 준 대가로 한씨나 네이처리퍼블릭 측에서 ‘뒷돈’을 받은 게 없다는 취지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