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카 지분 강탈 미수 가담·회삿돈 10억여원 빼돌려 사용 혐의
검찰이 현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씨에게 10일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7시께 횡령 및 공동강요 등 혐의로 차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차씨는 작년 3∼6월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과 공모해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포스코는 2014년 권오준(66) 회장 취임 후 경영 정상화 차원에서 지분 100%를 보유한 포레카를 매각하기로 했다. 중견 광고대행사 A사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차씨는 측근인 김홍탁(55) 플레이그라운드 대표와 김영수(46) 당시 포레카 대표 등을 동원해 A사 대표 한모씨에게 포레카를 인수한 뒤 지분 80%를 넘기라고 협박했다.
송 전 원장은 당시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는 등 협박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르·K스포츠재단의 출연금 강제 모금 의혹의 핵심 인물인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역시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에 일부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 직권남용 및 강요미수 등 혐의로 6일 구속됐다.
차씨는 2006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던 광고회사 아프리카픽처스에서 운영자금 10억여원을 빼내 개인적으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구속 여부는 11일 오후께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검찰은 차씨를 구속한 뒤 우선 포레카 지분 강탈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권 회장이 포레카 매각을 통해 차씨에게 이권을 챙겨주려 한 정황을 포착해 11일 그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최순실씨나 박근혜 대통령이 배후에서 역할을 했는지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차씨가 구속되면 개인 비리를 넘어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 문화예술계 비리 전반에 관한 수사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CF 감독 출신인 차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최씨를 등에 업고 정부 문화정책을 좌지우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2014년),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2015년) 등을 역임했다.
2019년까지 총 7천억원대 예산이 책정된 문화창조융합벨트 등 정부 사업을 사실상 독식하고 자신이 실소유한 광고업체를 통해 대기업·공공기관 광고를 쓸어담는 등 불법·편법으로 사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은사인 김종덕(59)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외삼촌인 김상률(56)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숙명여대 교수), 미르재단의 실무를 총괄한 김성현(43) 사무부총장 등이 그의 인맥으로 분류된다.
검찰은 문화계 비리와 관련해 김 종(55) 전 문체부 2차관도 소환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순실씨에게 인사 청탁을 하고 최씨의 영향력을 활용해 문화계 각종 이권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상태다. 그는 최씨가 한국에 들어온 지난달 30일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며 사표를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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