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석의 몰락…일반 범죄자처럼 증거인멸 지시

청와대 수석의 몰락…일반 범죄자처럼 증거인멸 지시

입력 2016-11-20 16:28
수정 2016-11-20 16: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전경련 부회장에 휴대전화 폐기 요구…관련자들 이메일 삭제

20일 구속기소 된 ‘비선 실세’ 최순실(60)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소장엔 이들이 마치 일반 범죄자처럼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차관급 공무원이자 국정 운영의 핵심 멤버였던 안 전 수석이 마치 보통의 형사사건 범죄자처럼 자신과 문자·전화·이메일을 주고받은 이들에게 자료 폐기를 요구하거나, 검찰에서 허위 진술을 종용하는 대목이다.

검찰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수사가 가시화한 10월부터 대기업 강제 모금 통로였던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이승철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에서 압수수색을 나올 테니 휴대전화를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직원을 시켜 안 전 수석과 통화 내역·문자 메시지가 저장된 휴대전화 기기를 전문 처리 업자를 통해 없앴다.

안 전 수석은 또 부하 직원을 시켜 자신과 연락을 주고받은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에게 휴대전화를 은닉하고 이메일을 삭제하게 했다.

나아가 검찰 소환을 앞둔 이들에게 ‘재단 임직원은 전경련 협의로 진행된 것이라 말하라’며 거짓 진술을 시켰다.

검찰은 같은 시기 안 전 수석뿐 아니라 독일에 있던 최씨 역시 측근들을 동원해 자신이 횡령 목적으로 만든 회사 ‘더블루K’의 컴퓨터 5대를 없애라고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

측근들은 해당 컴퓨터 5대를 숨겼다가 하드디스크를 모두 포맷한 뒤 서울시 구로구 한 사무실에서 망치로 내려쳐 복원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최씨와 안 전 수석의 ‘증거인멸 교사’ 행위가 무겁다고 보고 이날 공소장에 직권남용과 함께 혐의로 적시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투표
'정치 여론조사'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최근 탄핵정국 속 조기 대선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치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여론조사의 방법과 결과를 놓고 서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론이 그 어느때보다 두드러지게 제기되고 있다. 여러분은 '정치 여론조사'에 대해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절대 안 믿는다.
신뢰도 10~30퍼센트
신뢰도 30~60퍼센트
신뢰도60~90퍼센트
절대 신뢰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