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복, 검찰 수배로 도피 때 현기환과 통화 정황

이영복, 검찰 수배로 도피 때 현기환과 통화 정황

입력 2016-11-21 10:19
수정 2016-11-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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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 실질 소유주 이영복(66·구속) 회장이 검찰 수배를 피해 도피하던 때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수차례 통화한 정황을 잡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이달 10일 밤 이 회장을 체포하면서 압수한 ‘대포폰’ 5대 외에 이 회장이 석 달간의 도피 기간 쓴 다른 대포폰에서 이 회장이 수배돼 있던 올해 8∼10월 현 전 수석과 통화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검찰은 올해 7월 21일 엘시티 시행사와 이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특수관계회사 등을 압수 수색했고, 이 회장은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올해 8월 8일 잠적했다가, 석 달여 만인 이달 10일 서울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이 회장과 현 전 수석의 정확한 통화 시점과 횟수, 통화 내용 등을 확인하고 있으며 수배 기간 두 사람이 만났는지도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전 수석은 사석에 있을 때 이 회장을 ‘형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이 이 회장의 57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를 수사하자마자 의혹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이 회장이 회원제로 운영하는 고급 유흥주점에서 현 전 수석이 이 회장과 자주 술을 마셨다’, ‘이 회장과 현 전 수석, 부산 국회의원, 부산 금융권 고위인사가 자주 골프를 쳤다’, ‘검찰이 엘시티 수사를 시작하자 이 회장이 현 전 수석에게 수사를 무마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의혹을 다룬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실도 현 전 수석이 엘시티 비리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첩보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려고 조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18대 국회의원(부산 사하갑)을 지낸 현 전 수석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현 전 수석이 청와대에 근무할 때인 지난해 7월 포스코건설이 ‘책임준공’을 전제로 엘시티 사업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9월에는 부산은행을 주간사로 하는 대주단이 엘시티에 1조7천800억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이뤄졌다.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수사 중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현 전 수석의 입장을 들으려고 수차례 전화했으나 받지 않았다.

현 전 수석 측은 연합뉴스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 “시중에 떠도는 낭설을 근거로 한 추측보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대응을 검토하고 있으며 검토가 끝나는 대로 법적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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