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스포츠영재센터 자금 유용 등 혐의…밤늦게 구속 여부 결정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1일 오전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2016. 11. 21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장씨는 이날 심문 1시간 전인 오후 2시께 서울구치소 호송차를 타고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18일 체포 당시 입었던 사복 차림 그대로인 장씨는 포승줄에 묶인 채 고개를 푹 숙인 모습이었다.
호송차에서 내린 장씨는 구치감에서 대기하다가 심사 시작 직전 변호인과 접견한 뒤 법정에 출석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업무상 횡령,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혐의로 장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김 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공모해 삼성그룹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삼성이 지원한 자금 일부를 빼돌려 사적으로 쓴 혐의도 있다.
삼성은 센터 측에 16억원을 지원했으나 실제 입금액은 5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가운데 상당 액수를 장씨가 횡령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장씨는 작년 6월 체육 영재를 조기 선발·관리해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로 성장시킨다는 명분으로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이규혁(38)씨 등을 내세워 센터를 설립했다.
그는 직접 사무총장직을 맡아 인사·자금관리를 총괄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센터는 신생법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작년 문체부에서 예산 6억7천만원을 지원받았는데,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린 김 전 차관이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앞서 영장심사를 마친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장시호가 스포츠(승마) 선수 출신이라 서로 아는 사이는 맞다”라면서도 삼성 측에 후원을 강요한 혐의는 부인했다.
검찰의 ‘국정농단’ 의혹 수사가 본격화하자 제주 대포동 빌라를 떠나 잠적했던 장씨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친척 집 인근에서 전격 체포돼 구치소와 검찰청을 오가며 조사를 받아 왔다.
이날 영장심사는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열렸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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