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발언 논란 합창단 지휘자 “실력향상 위한 예를 든 것”

성희롱 발언 논란 합창단 지휘자 “실력향상 위한 예를 든 것”

입력 2016-11-21 16:17
수정 2016-11-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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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게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사과”

단원들을 상대로 성희롱 등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서울의 한 유명 성당 합창단 지휘자 A씨가 논란이 된 발언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과장된 부분이 많다고 해명했다.

A씨는 21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단원들의 기분을 나쁘게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실력향상을 위해 예로 든 것”이라면서 해당 발언들은 성희롱이 아니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술집에 나가는 여자들이 말투도 예쁘고 훨씬 고상하다’는 발언을 두고선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예쁘게 해서 좋은 소리를 낸다는 뜻”이었다며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자고 한 전체적인 흐름을 봐달라”고 말했다.

‘머리를 감으면 일본 사람, 안 감으면 중국 사람’이라는 발언 역시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A씨는 “유학 시절 머리를 감고 나가면 내게 일본인이냐고 물었고 머리를 안 감고 나가면 중국인이냐고 물었다”며 “전철 내 머리를 안 감은 이에게 ‘중국 사람일 거야’라고 말했는데 한국 사람이어서 사과하고 그분과 친구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해당 발언들에 문제를 제기한 한 단원의 이메일에 ‘할 말 없어요’라고만 답장한 이유는 “이메일을 보고 무슨 뜻인지 몰라 할 말이 없다고 해서 보냈다”며 “이 말에는 미안하다는 의미도 있고 정말 할 말이 없다는 뜻도 있다”고 했다.

문제를 제기한 단원은 해당 이메일에 ‘여성을 술집 여성과 술집 여성이 아닌 여성으로 이분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는 등 내용과 함께 “이런 의견을 용납하면 연습시간에 주의하겠다고 언급해주시길 정중히 부탁한다”는 요청을 담았다.

A씨는 이 단원이 이메일을 공개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19일 연습시간에 “소리를 이해시키려고 예를 들었던 말이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에 마음 상한 분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자신의 발언을 사과한 경위도 설명했다.

A씨는 “성당은 사제의 교회로, 나와 의견이 같건 다르건 사제의 권고를 받으면 그걸 따라야 하는 교인의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사과한 이유가 발언이 잘못됐다는 생각 때문인가’라는 물음에 A씨는 “첫번째는 (사과하라는) 사제단의 권고였다”며 “(내 말을)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었겠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A씨는 “‘앞으로 절대 (문제가 될 수 있는 발언을) 안 하겠다’고 하면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노력하겠지만 몸에 밴 게 있으니 그런(문제의 발언) 게 나왔을 때 불만을 표현하면 바로 사과하겠다”고 부연했다.

A씨는 “가족 중에 노래를 부르는 식구가 있어 소리 내는 법을 설명할 때 그 가족에게도 (이번에 예를 든 것과 같이) 얘기해줬다”면서 자신은 20년간 여성복지재단에서 합창을 가르치는 등 여성 인권 향상에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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