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애 도의원 교육청 행정사무감사서 폭로, 진상 조사 촉구
감독(순회코치)의 제자 5명 폭행으로 촉발된 청주고 야구부 사태와 관련, 충북도의원이 야구부 학생들이 감독을 피해 숙소를 집단 탈출한 일도 있었다고 공개, 진위가 주목된다.이숙애 도의원은 21일 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충북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야구부 학부모를 면담한 결과 아이들은 (폭행 사건 발생 이후 교육청이) ‘우릴 지켜주기로 해 놓고 왜 안지켜 주느냐’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고 교육당국의 안이한 대처를 질타했다.
이 의원은 “아이들이 숙소를 탈출했던 사실은 아느냐”며 “아이들이 감독한테 폭력을 당할까 봐 두려워 휴대폰 불빛 하나에 의지해서 4시간 동안 산속을 헤매며 도망 나온 사실 말이다. 탈북도 아니고 치가 떨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주고 야구부는 외딴곳인 단재교육원에 연습장과 숙소가 마련돼 있다.
이 의원은 “그런데도 폭력을 행사한 감독이 인스트럭터로 임용돼 다시 복귀한다고 한다”며 “교육청이 계약 해지 통보하고 충북도체육회가 자격정지 처분을 했는데도 교장이 임용했다는 것은 교육청 지휘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감독은 지난 14일 팀에 합류했으며 감독이 오는 시간에 엄마들이 문제가 생길까봐 보초를 선다고 하더라. 교장이 교육청 지휘를 무시하고 맘대로 한다”며 적극적인 조치를 주문했다.
그는 “한 번 맞은 것이 아니라는데도 교육청이 제대로 지휘감독을 안 하니 해당 감독이 버젓이 다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라며 학부모 회유 등을 포함해 진상을 재조사할 것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지도자에 의한 폭력사건을 학부모 갈등으로 몰아가는 파렴치 행위들이 중단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학교에 대해서도 징계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청주고 야구부의 장 전 감독은 밥을 빨리 먹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 9월 22일 밤 8시께 제자 5명에게 ‘원산폭격’을 시킨 뒤 야구방망이로 머리를 1∼2대 때리거나 발로 가슴, 옆구리, 배를 걷어찬 혐의로 계약 해지됐고, 경찰 조사도 받고 있다.
청주교육지원청은 공모를 통해 장 전 감독 후임으로 이모씨를 뽑았으나, 청주고는 “교육적 훈계였다”는 데 무게를 두고 도체육회 자격정지 2년 처분까지 받은 장 전 감독을 인스트럭터 자격으로 팀에 복귀시켰다.
장 전 감독은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일에도 팀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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