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많이 온다더니 하늘 쨍쨍…번번이 빗나간 날씨예보

비 많이 온다더니 하늘 쨍쨍…번번이 빗나간 날씨예보

입력 2017-08-01 16:01
업데이트 2017-08-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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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특보에 오판까지’ 불신 여론…기상청 “급격한 기상변화 탓”

늑장 호우 특보에 비 예보 오판까지 최근 날씨예보가 번번이 빗나가면서 기상 당국을 향한 불신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1일 오전 5시 기상청 산하 청주기상지청은 충북 중북부 지역에 20∼70㎜, 남부에 5∼40㎜의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곳에 따라 최고 100㎜의 집중호우가 쏟아지겠다고도 관측했다.

전날 1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린 음성과 진천에는 호우 예비 특보가 유지됐다.

앞서 내린 비로 크고 작은 침수피해를 본 이들 지역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비 예보 후 빗줄기가 오히려 가늘어졌으며, 오전 10시에 접어들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그쳤다. 일부 지역은 비구름이 걷히면서 맑은 하늘이 드러났다.

기상지청은 그러자 오전 11시 예보에서 도내 남부지역만 5∼4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수정했다.

그런데 이날 오전 중 비가 모두 그친 충북의 시·도별 일일 강수량은 옥천 17㎜, 영동 14.5㎜, 충주 8㎜, 진천 6㎜, 음성 5.5㎜, 제천 4㎜, 청주 3.6㎜ 등이다.

이날 오전 첫 예보는 완전히 빗나갔고, 이후 수정 예보도 실제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 셈이다.

전날에는 한 박자 늦은 예보가 문제 됐다.

기상지청은 전날 오전 8시 50분을 기해 음성을 비롯해 충주·제천·진천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음성 금왕 일대에 시간당 5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또 기상지청이 이날 오전 9시 50분을 기해 음성의 호우주의보를 경보로 격상하자 비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기상지청은 청주 등 도내 중부권에 사상 최악의 폭우가 쏟아진 지난달 16일에도 강수량을 예측하는 데 실패했다.

당시 기상지청은 오전 4시 30분 도내 중북부 지역에 30∼8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 실제로는 최고 10배 가까운 290.2㎜의 ‘물 폭탄’이 떨어졌다.

청주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시간도 오전 7시 10분이다. 시간당 최고 91.8㎜의 폭우가 퍼붓기 시작한 때에 맞춰 발령된 것인데, 이미 수해에 직면했던 주민들로서는 하나 마나 한 ‘늑장 특보’였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야 미리 알아도 손 쓸 도리가 없겠지만, 당국이 한 것이라고는 하늘만 쳐다보고 있게 놔둔 게 전부”라는 불만을 쏟아냈다.

잇단 늑장·오보 논란에 기상지청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급격한 기상변화로 정확하고 이른 예보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기상지청의 한 관계자는 “요즘처럼 갑작스럽게 비구름이 커져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 같은 불안정한 기상변화는 사실 예보가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유동성을 고려해 잘못된 예보로 주민이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수시로 기상정보를 수정 예보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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