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묻힌 윤이상 30여년만에 ‘귀향’할 듯…이장 절차 진행

독일에 묻힌 윤이상 30여년만에 ‘귀향’할 듯…이장 절차 진행

입력 2018-01-20 11:07
수정 2018-01-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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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시장 “묘소 이장 절차 진행하라” 지시…통영국제음악제 개막 전까지 이장 계획

독일 베를린시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묘소 이장을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영시는 최근 윤 선생의 묘소 이장과 관련한 공문을 독일 베를린시로 보냈는데 이에 대한 베를린시 반응을 외교부가 전문 형태로 전달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이 전문은 주독일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이 베를린시 의전 담당관으로부터 관련 얘기를 듣고 정리해 외교부로 보낸 것이다.

전문에 따르면 ‘미하엘 뮐러 베를린시장이 묘소 이장을 바라는 유족의 뜻을 잘 알겠으며, 베를린시 산하 슈판다우 구청에 이장과 관련한 공식 진행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묘소 이장을 위해 한국 측에서 추가로 서류를 보낼 필요는 없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외교부 전문의 경우 대외비이기 때문에 직접 받아보지는 못하고 외교부 관계자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더라도 시는 베를린시장이 직접 지시를 내렸다는 점에서 조만간 묘소 이장이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행정 절차상 베를린시로부터 묘소 이장과 관련한 공식적 승인 공문이 와야 후속 조처를 할 수 있어 당장 실무에 착수하진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독일 측 서류가 있어야 이후 과정을 진행할 수 있으며 외교부에도 베를린시 공식 공문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다”며 “외교부도 적극 도와주겠으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말했다.

시는 베를린시로부터 공문이 오면 이장 절차에 속도를 내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리는 3월 30일 전까지 유해를 통영으로 가져오겠다는 입장이다.

통영국제음악제는 윤 선생을 기리는 차원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데 올해 주제가 ‘귀향’이라 묘소 이장과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는 통영국제음악재단 플로리안 리임 대표의 협조도 적극적으로 구할 방침이다.

독일 출신인 플로리안 리임 대표는 공모를 거쳐 2014년부터 대표를 맡은 인물로 독일 음악계에도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향후 실무팀을 구성한 뒤 유족, 플로리안 리임 대표 등과 협의를 거쳐 묘소 이장 관련 역할을 분담할 계획이다.

‘통영의 바다를 다시 보고 싶다’는 윤 선생의 생전의 뜻에 따라 통영국제음악당 앞 언덕이나 윤이상 기념관 등을 새 묘소로 염두에 두고 있다.

시 관계자는 “플로리안 리임 대표도 발벗고 나서겠다는 입장이고 베를린에서도 시장 지시가 내려진 만큼 묘소 이장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족들 소망에 따라 윤 선생 유해가 꼭 통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선생은 1960년대 독일 유학생 시절에 북한에 있는 강서고분의 ‘사신도’를 직접 보겠다며 방북했다가 간첩으로 몰려 기소되면서 국내에서 줄곧 이념 논란에 시달렸다.

국외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음악기법 및 사상을 융합시킨 세계적 현대 음악가’,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 등으로 불리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1995년 11월 3일 독일 베를린에서 타계한 윤 선생의 유해는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묻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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