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작년 하반기부터 비닐봉지 감축 방안 협의”
2일 인천의 한 재활용 수거업체 작업장에 폐비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지난 1일 수도권의 일부 민간 재활용업체들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폐비닐과 스티로폼 수거를 중단하면서 혼선이 커지자 환경부가 이날 긴급 대책을 내놓고 “기존처럼 분리 배출하면 된다”고 밝혔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환경부는 편의점업계와 비닐봉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6일 알려졌다.
편의점업계와의 논의는 지난해 7월부터 진행돼왔으며, 대형마트처럼 비닐봉지 사용 제한에 관한 자발적 협약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환경부 관계자는 “편의점 소비가 늘고 있는 만큼 대형마트에 이어 편의점에서도 비닐 사용을 줄일 필요가 있어 작년 하반기부터 감축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편의점업계와 계속해서 이견을 조율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형마트들은 2010년 환경부와 비닐봉지 판매 금지 협약을 맺고 2010년 10월부터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 종량제 봉투와 종이 봉투, 종이 박스만을 판매하거나 제공하고 있다.
현재 편의점업계에서는 비닐봉지 한 장에 20원을 받고 팔고 있으며 사용한 봉투를 가져오면 보증금을 되돌려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1인 가구 증가로 소량 소비가 늘면서 비닐봉지 사용량도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비닐봉지 전체 사용량은 2003년 125억 개, 2008년 147억 개, 2013년 191억 개, 2015년 216억 개 등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기준 국내 비닐봉지 연간 사용량은 1인당 420개로 집계됐다.
이 같은 비닐봉지 사용량은 선진국보다 훨씬 웃도는 수치다. 2010년 기준 유럽연합(EU) 통계를 보면 핀란드의 1인당 비닐봉지 사용량은 4개에 불과했다. 또 그리스 250개, 스페인 120개, 독일 70개, 아일랜드 20개 수준이다.
중국도 지난해 지난 7월 폐비닐을 비롯한 폐자원의 수입 금지를 결정하기 전부터 자국 내 비닐 사용을 적극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실제로 중국은 2008년 6월부터 ‘비닐봉지 사용제한령’을 실시한 이후 7년여간 비닐봉지 사용량이 140만t 줄었다.
이는 석유 840만t 또는 석탄 1천200만t을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3천만t의 배출량을 줄인 것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중국 당국은 전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비닐 사용량이 많은 현실에서 대형마트에서 중소 유통업체로 비닐봉지 사용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법적으로 강제하기 힘든 만큼 자발 협약을 통해 단계적으로 확산해야 연착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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