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사건, 진상규명 문턱서 번번이 묻혀…특별법 필요”

“장자연 사건, 진상규명 문턱서 번번이 묻혀…특별법 필요”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3-15 15:14
수정 2019-03-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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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제보실천운동 “장자연은 우리나라 미투의 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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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선 장자연 동료 윤지오
거리로 나선 장자연 동료 윤지오 ‘고 장자연 문건’ 목격자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씨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고 장자연씨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국여성의전화’와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주최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열렸다. 2019.3.15 연합뉴스
시민단체 내부제보실천운동은 15일 “고(故) 장자연 씨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고, 가해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내부제보실천운동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준영 대화방’ 공개 등으로 인해 세상의 관심이 온통 연예인 신변 쫓기에 쏠리면서 ‘권력과 재력보다는 인간이 먼저’라는 장자연 씨의 메시지가 희미해지려 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단체는 “2009년 3월 7일 신인 여배우로 연예계에 막 이름을 알려가던 장씨가 안타깝게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같은 달 13일 사망 전 그가 작성한 문건이 공개됐다”며 “장씨는 이 문건에서 유력 언론사 사주 등을 비롯한 기업인들 30여명이 소속사를 통해 자신에게 성 상납을 받았고, 소속사 대표로부터 폭력과 폭언에 시달렸다고 고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씨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세상을 바꿔 줄 것을 호소했고, 이 사건이 알려졌을 때 대한민국을 바로 잡을 기회가 있었다”며 “하지만 30여명의 실명이 공개됐는데도 소속사 대표만 죄가 인정됐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장씨 사건은 집단적·권력적 성폭행에 대한 우리나라 ‘미투’(me too)의 시초로,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세태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건이었다”며 “그런데도 가해자들 모두가 처벌받지 않아 장씨의 폭로는 우리에게 심한 부채 의식을 남겼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괴이하게도 장씨의 폭로와 죽음이 새롭게 조명되려는 순간마다 이번 ‘정준영 대화방’처럼 다른 이슈가 이를 덮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며 “사회적 살인인 장씨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가해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이뤄질 때까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내부제보실천운동은 또한, “감시에 시달리며 안전을 위협받는 윤지오 씨는 공익제보자이자 이후의 사건 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를 지닌 인물”이라며 “윤씨에 대한 신변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부제보실천운동은 앞서 지난해 12월 공익제보자에게 주는 ‘이문옥 밝은사회상 특별상’을 장씨에게 수여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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