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화재 인근 마을 2차 피해 심각
벼포기마다 검은 분진들 붙어 있어“온종일 100ℓ짜리 봉투 3개 분량 치워
오염된 논 복구 얼마나 걸릴지 몰라”
인근 하천 물고기 수백마리 폐사까지
쿠팡, 의료비·농작물 피해 등 보상키로
23일 경기 이천 덕평1리 논에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날아온 잿덩이들이 떠 있다.
덕평1리 주민 제공
덕평1리 주민 제공
23일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인 덕평1리 주민들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김우영(57) 덕평1리 이장은 “잿덩이와 분진이 모두 화학물질이라 수확한 쌀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 텐데 어떻게 팔 수 있겠냐”면서 “정부가 성분 분석을 한다고 채취해 갔으니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덕평1리 주민들이 모아 놓은 잿덩이들.
덕평1리 주민 제공
덕평1리 주민 제공
덕평1리 주민이 논에서 잿덩이들을 뜰채로 수거하고 있다.
덕평1리 주민 제공
덕평1리 주민 제공
이번 화재로 한동안 마을은 연기로 뒤덮였으며, 쿠팡 물류센터에서 500m 떨어진 비닐하우스는 단열재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잿덩이가 날아와 지붕에 지름 15㎝의 구멍이 나기도 했다. 일부 노인들은 매캐한 연기 등 유독가스로 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기도 했다. 인근 하천에서는 물고기 수백 마리가 폐사하기도 했다.
이천시는 잿덩이와 분진 등 잔해를 수거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이천시 관계자는 “물류센터 주변 마을을 대상으로 피해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화재는 완전히 진화됐지만, 유무형의 피해를 복구하는 데는 몇 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이 이천 마장면사무소에 설치한 덕평물류센터 주민피해지원센터에는 지난 22일 하루 동안 모두 150여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잿덩이와 분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유독가스로 인한 주민 건강 피해 등이 주를 이뤘다. 쿠팡은 자체 조사를 거쳐 농작물 등의 피해와 의료비, 분진에 따른 비닐하우스나 차량 등 자산 훼손 등에 대해 보상할 방침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2021-06-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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