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들, ‘미래 꿈나무’ 대신 ‘청소년’으로 봐주세요

대통령 후보들, ‘미래 꿈나무’ 대신 ‘청소년’으로 봐주세요

박상연 기자
박상연 기자
입력 2022-03-01 18:20
수정 2022-03-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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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에게 공약 의견낸 청소년들
아동청소년 시선의 눈맞춤 공약 원해
“‘목소리 내는 청소년’으로 크고파”
문시은 학생(왼쪽)과 노규연 학생. 본인 제공.
문시은 학생(왼쪽)과 노규연 학생. 본인 제공.
“아침밥 챙기고 등교할 수 있게 등교 시간을 늦춰 달라.” “학교에 놀이터는 있는데 놀 시간이 없다.”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투표할 수 있게 해 달라.”

전국 아동 4478명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대선후보에게 전한 아동정책 공약 중 일부다. 지난달 9일 재단은 메타버스 형식으로 대선후보 아동공약 전달식을 열었는데,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참석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참여하기로 했지만 일정이 취소돼 아이들이 직접 공약을 전달하진 못했다.

공약 전달식에 참석했던 경북 구미 인동중의 문시은(13)양은 1일 “어른의 시선에서 보는 청소년 공약이 많아 정작 당사자인 청소년이 공감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면서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조금이라도 그 마음을 이해하고 청소년 권리 보장에 앞장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동청소년을 미래의 꿈나무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일원으로 바라봐 달라는 것이다.

또 다른 참석자인 과천 문원중 재학생 노규연(15)양도 “우리의 목소리가 진지하게 논의되는 걸 직접 경험하면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청소년’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당시 행사에 참여한 심 후보와 안 후보가 아이들의 공약에 고개를 끄덕이고 호응한 것도 이들에겐 힘이 됐다. 노양은 “후보들이 중간중간 적는 모습도 보이며 경청해 감사하고 뿌듯했다”면서 “청소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기회가 좀더 많아지면 좋겠고 열심히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심 후보는 공약 전달식 이후 선거권 16세로 하향, 청소년 무상 대중교통 이용 등의 공약을, 안 후보는 18세 미만 청소년 대상 스토킹 범죄에 대해 가중처벌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달 9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주최한 ‘미래에서 온 투표’ 캠페인의 하나로,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게더타운 ‘초록우산 어린이랜드’에서 참여 학생들이 모여 의견을 나눴다. 행사에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참여해 학생들과 아동청소년 공약에 대해 논의했다. 노규연 학생 제공.
지난달 9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주최한 ‘미래에서 온 투표’ 캠페인의 하나로,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게더타운 ‘초록우산 어린이랜드’에서 참여 학생들이 모여 의견을 나눴다. 행사에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참여해 학생들과 아동청소년 공약에 대해 논의했다.
노규연 학생 제공.
노양은 “아동청소년 범죄 중 아동학대는 신고가 어려운 만큼 피해 아동 보호가 좀더 신속하고 촘촘했으면 좋겠다”며 “주변에 여전히 교육 목적의 체벌이 있는 것 같아 ‘가볍게 때릴 수 있다’는 인식도 바뀌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대선 공약으로 돌봄교실 정책을 다루는 후보가 많아 좋았는데 선생님이 아이 한 명 한 명 신경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논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양은 “코로나19로 아동청소년의 교육권과 ‘놀 권리’에 제약이 커지면서 야외활동인 ‘야영’도 갈 수 없었다”며 “시험·입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학습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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