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건설 현장서 곳곳 인분 발견
MBC 뉴스데스크 캡처
지난 29일 MBC ‘뉴스데스크’는 내년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경기도 성남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아파트 18층, 19층 등 주로 고층에서 인분이 발견됐다. 건물마다 종이봉투, 양동이, 비닐포대 등에 인분이 쌓여있었다. 소변 흑적까지 보이는 곳도 있었다.
현장 노동자 A씨는 이에 대해 “(인분은) 가는 데 마다 다 있다. 바로 못 치운다”고 밝혔다.
또 다른 노동자 B씨는 “똥밭이다. 밟는 경우도 많다. 일상화 돼 있다보니 욕하고 지나간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볼일 보는 시간 따지면 왔다갔다 한 30~40분 걸릴 수 있다”며 대변을 건설 현장에서 보는 이유를 설명했다.
B씨는 “입주자가 알면 가만히 있겠냐. 알고 보면 온갖 곳에 소변 보고 대변 봐놓은 그런 아파트에 들어와서 똥 위에서 누워서 산다고 생각하면...”이라며 죄책감을 드러냈다.
현장 노동자가 건물에서 용변을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것은 열악한 환경 때문이었다. 현장에 대변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입주예정자의 동의가 필요한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며 쾌적한 화장실은 대부분 본사 직원 사무실 주변에 몰려 있어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MBC는 설명했다.
경기 화성시의 한 신축 아파트단지 벽면에서 인분이 든 비닐봉지가 나왔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는 지난 7월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대상으로 진정서를 제출하고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건설노조는 “3000명이 일하는 건설 현장에 화장실이 10개가 채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고작 30명도 일을 해결하지 못하는 화장실을 만들어놓고 건설노동자들이 더럽게, 그리고 아무 데나 용변을 본다고 비난한다”면서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왜 그래야만 하는지도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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