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고 있어요, 제발” 울부짖은 경찰관…더 큰 참사 막았다

“사람이 죽고 있어요, 제발” 울부짖은 경찰관…더 큰 참사 막았다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2-11-01 14:25
수정 2022-11-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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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 통행 정리를 위해 고군분투한 경찰관 모습이 공개됐다. 2022.10.31  유튜브 채널 니꼬라지TV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 통행 정리를 위해 고군분투한 경찰관 모습이 공개됐다. 2022.10.31
유튜브 채널 니꼬라지TV
이태원 참사 당시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 영웅 경찰관이 있었던 걸로 확인됐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니꼬라지TV’는 물밀듯이 밀려드는 인파 속에서 홀로 사고 소식을 전하며 울부짖는 한 경찰관의 모습을 공개했다.

경찰관은 핼러윈 인파로 발 디딜 틈 없는 이태원 골목에서 시민 통행을 정리하려 애를 썼다. “다 이동하세요! 멀뚱멀뚱 보고 있지 말고 그냥 돌아가시라고요!”라며 골목으로의 진입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땀으로 흠뻑 젖은 경찰관은 “다 빠지세요. 얼른 다 빠지세요.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목이 쉬어라 외쳤다. 계속된 경고에도 골목으로 진입하려는 시민은 “가세요”라며 단호하게 제지했다.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 통행 정리를 위해 고군분투한 경찰관 모습이 공개됐다. 2022.10.31  유튜브 채널 니꼬라지TV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 통행 정리를 위해 고군분투한 경찰관 모습이 공개됐다. 2022.10.31
유튜브 채널 니꼬라지TV
그러나 경찰관 한 명이 그 많은 사람의 진입을 통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확성기 같은 장비가 없으니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시끄러운 음악과 소음에 금방 묻혀버렸다. 또 날이 날인지라 경찰관을 ‘코스튬’ 즉 분장한 일반인으로 착각하는 시민이 많았다.

실제로 시민들은 애걸하다시피 하는 경찰관을 대수롭지 않게 스쳐 지나갔다. 일부는 신기하거나 재밌다는 눈빛으로 경찰관을 바라보기도 했다.

애가 탄 경찰관은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손짓하며 “다 이쪽으로! 사람이 죽고 있어요!”라고 울부짖었다. 하지만 그사이 골목엔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 통행 정리를 위해 고군분투한 경찰관 모습이 공개됐다. 2022.10.31  유튜브 채널 니꼬라지TV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 통행 정리를 위해 고군분투한 경찰관 모습이 공개됐다. 2022.10.31
유튜브 채널 니꼬라지TV
사고 초기 현장에 있었다는 한 목격자는 댓글로 “아직도 그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며 “경찰관님이 거기서 빠르게 제지하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피해자, 추가 사고가 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해당 네티즌은 “영상에 나온 경찰관은 사고 장소 위쪽에서 제발 뒤로 가달라고 울부짖었다”며 “당시엔 어떤 상황인지 몰랐으나 애절함이 느껴져 정말 큰 일이 났나보다 싶어 집으로 왔다”고 감사를 전했다. 또 다룬 목격자도 “이분 덕에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었다. 혼자 이렇게 외치고 다녔다”고 적었다.

영상 속 경찰관은 이태원 파출소 소속으로 알려졌다.

일단 경찰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경찰은 목격자 44명을 조사하는 한편, 사고 장소 인근 폐쇄회로(CC)TV 52대를 확보해 사고 상황을 면밀히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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