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최종적·비가역적 해결
송기호, “강제 연행 사실인정 협의내용 공개 청구”
외교부 장관, “외교관계 등 비공개 대상 정보 결정”
1심, “역사적·사회적 중대한 문제…알 권리 크다”
2심, “외교적 신뢰 심각한 타격…외교 협의 악영향”
대법, “비공개 대상 정보…법리 오해 등 잘못 없다”
대법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협상문서 비공개 정당”
2015년 12월28일 한국과 일본 사이에 발표된 ‘위안부 합의’ 관련 협상 문서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는 송기호 변호사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1일 상고 기각으로 확정했다. 송 변호사가 대법원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6.1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송기호 변호사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송 변호사는 2016년 2월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협상 과정에서 일본군과 관헌에 의한 위안부 ‘강제 연행’ 존재 여부와 사실인정 문제에 대한 협의 내용을 공개하라고 청구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별세
한일 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3일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에 세상을 먼저 떠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여성가족부는 이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별세했다고 밝혔다. 유가족의 요청으로 피해자 인적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제 정부에 공식 등록된 피해자 중 생존 피해자는 9명이다. 2023.5.3/뉴스1
1심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역사적·사회적으로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문제를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했다는 12·28 위안부 합의의 협상 과정에 관한 국민의 알 권리가 큰 데 반해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국가 이익이 중대하게 침해된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그러나 2심은 “이를 공개할 경우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 쌓아온 외교적 신뢰 관계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국가 간 조약의 협의 과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법리 오해 같은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송 변호사는 판결이 나온 뒤 “대법원이 피해자 인권 보장이라는 사법부의 기본적인 책무를 저버렸다”며 “단지 외교 관계라고 해서 사법부가 통제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면 외교가 법치나 알 권리, 투명성의 원칙과 너무 멀어지게 된다”고 반발했다. 통상적으로 외교 문서는 생산된 지 30년이 지나면 비밀 해제돼 일반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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