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이어 잇단 대형화재 원인은… 27살 김수광 소방교·35살 박수한 소방사 순직
진입 당시엔 불길 크지 않았지만패널 옮겨붙은 뒤 순식간에 번져
열기로 3층 바닥 붕괴돼 추락한듯
결국 주검으로… DNA로 신원 확인
“화재 취약 자재 규제없인 되풀이
무리한 진입금지도 매뉴얼 명시를”
1일 경북 문경 신기동 공장 화재 현장에 구조작업을 하다 숨진 소방관을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 있다. 2024.2.1 도준석 전문기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화마 속 진입구 찾아서 들어가는 소방관들
지난달 31일 오후 7시 47분쯤 경북 문경시 신기동 한 육가공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화재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구조대원들이 인근 공장을 통해 화재 현장 진입로를 찾고 있다. 4인1조인 이들 가운데 두 대원은 끝내 살아돌아오지 못했다. 2024.2.1 연합뉴스
1일 소방청과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7분쯤 경북 문경시 신기제2일반산업단지의 육가공 제조업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과정에서 문경소방서 119구급구조센터 구조대원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가 순직했다.
이들은 8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뒤 “건물 안에 공장 관계자 등 구조 대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만 듣고 내부로 진입했다.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4층 건물의 3층 튀김기 부근에서 최초 화점과 인명 검색을 하던 두 대원은 순식간에 화염이 폭발하듯 확산되면서 오후 8시 24분쯤 공장 내부에 고립됐다.
배종혁 경북 문경소방서장은 “최초 도착 시 건물 내부에 사람이 있는지에 대해 (업체 관계자 발언이) 계속 번복됐다”면서 “‘다 탈출했다’고 했는데 업체 관계자 1명이 나왔고, 안에 5명이 더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대원들이 직접 올라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영상을 살펴보면 내부 진입 당시만 해도 불길이 잘 보이지 않지만 얼마 안 돼 급격히 불이 번져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문경시 육가공업체 화재
경북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업체에서 31일 화재가 발생해 4층 건물 전체가 불타고 있다. 2024.01.31.뉴시스
‘동료 앗아간 곳’
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잿더미로 변한 공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곳에서 구조작업을 하던 소방 구조대원 2명이 순직했다. 2024.2.1 연합뉴스
이곳에서 구조작업을 하던 소방 구조대원 2명이 순직했다. 2024.2.1 연합뉴스
순직 소방관 빈소
1일 경북 문경시의 한 장례식장에 순직 소방관 박수훈(35) 소방사의 빈소가 차려져 있다. 2024.2.1 연합뉴스
이상민 장관, 고 김수광 소방교 옥조근정훈장 전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경북 문경시 문경장례식장에서 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 김수광 소방교의 장례식장을 찾아 옥조근정훈장을 전수한 후 묵념하고 있다. 2024.2.1 행정안전부 제공
불이 나도 최소 1시간은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는 건물의 내화 구조가 문제란 분석이 나온 까닭이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건축법상 한 시간 정도는 불이 나도 버티는 내화 성능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대원들이 진입 30분 만에 고립된 것은 성능이 기준에 미흡했던 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샌드위치 패널을 준불연재로 바꿨다고 해도 강한 화재에 노출되면 탈 수밖에 없어 근본적인 대체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방청 관계자는 “육가공 공장 안팎에 냉장·냉동 창고가 모두 샌드위치 패널로 돼 있는데 한번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샌드위치 패널로 지은 공장 건물 1개 동은 전소했다.
문경 육가공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 문경 소방서 제공
문경 공장 화재로 소방관 2명 고립
오후 7시 47분쯤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류 가공공장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나 진화작업을 하던 소방대원 2명이 고립됐다. 소방대원들의 부상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방 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문경 공장 화재’ 진화 및 소방관 구조 작업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진화 중 고립된 소방관 구조에 나서고 있다. 함께 고립된 소방관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불은 전날 밤 발생됐다. 2024.2.1 연합뉴스
계속되는 문경 공장 화재 진화 작업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이 불은 전날 밤부터 시작됐다. 2024.2.1 연합뉴스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진화 중 고립된 소방관들 구조에 나섰으나 김수광 소방교(27)와 박수훈 소방사(35)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동료 앗아간 화재 현장’
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곳에서 구조작업을 하던 소방 구조대원 2명이 순직했다. 2024.2.1. 연합뉴스
이곳에서 구조작업을 하던 소방 구조대원 2명이 순직했다. 2024.2.1. 연합뉴스
문경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 건물 구조 안전진단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구조기술자와 소방관들이 건물 구조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2024.02.01.뉴시스
문경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 건물 구조 안전진단
[문경=뉴시스] 이무열 기자 =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구조기술자와 소방관들이 건물 구조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2024.02.01. lmy@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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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휘자가 화재 진화 작전에 있어서 위험한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인명이 없다고 판단되면 불을 끄기 위해 무리하게 진입하지 않도록 매뉴얼에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황선우 한국소방통합노조 경기본부위원장은 “말은 현장 중심이지만 내근직 우대 분위기 속에 현장 경험 없는 지휘관들이 현장 특수성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소방관을 진입시켜 잦은 순직 사고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지휘자의 현장 판단 능력을 상향하는 대책이 필요하고 고립되더라도 최대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소극적으로 이뤄지던 소방관들의 생존 유지 훈련도 적극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청은 인명 구조가 필요 없었던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순직한 데 대해 현장 지휘·대응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합동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현장 지휘관의 지휘나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포함해 화재방어 검토와 대책들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오 경북소방본부장은 유가족들과의 면담에서 “화재 진압 상황의 전반적인 위험 판단의 적절성을 소방청과 합동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불길에 휩싸인 문경시 육가공업체
경북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업체에서 31일 화재가 발생해 4층 건물 전체가 불타고 있다. 2024.01.31. 뉴시스
문경 육가공 공장, 건물 구조 안전진단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구조기술자와 소방관들이 건물 구조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2024.02.01. 뉴시스
문경시 공장 화재…소방 당국 야간 진화 중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이 불은 전날 밤부터 시작됐다. 2024.2.1 연합뉴스
남화영 소방청장, 고 김수광 소방교 빈소 조문
남화영 소방청장이 1일 오후 경북 문경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수광 소방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4.2.1 소방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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