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골화 상태…유병언 추정 시신 발견 당시 모습 어땠나

반백골화 상태…유병언 추정 시신 발견 당시 모습 어땠나

입력 2014-07-22 00:00
수정 2014-07-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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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순천 변사체
유병언, 순천 변사체
반백골화 상태…유병언 추정 시신 발견 당시 모습 어땠나

“저도 행색을 보아하니 노숙자 같았고, 경찰도 노숙자로 보인다고 말했어요.”

22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된 변사체를 최초 발견, 경찰에 신고한 박모(77)씨는 변사체를 발견한 전남 순천시 서면 신촌리의 야산 밑 자신의 밭에서 40여일전 상황을 떠올리며 기억을 더듬었다.

그는 지난달 6월 12일 오전 9시께 평소처럼 매일 찾던 자신의 밭에 올랐다.

야산 밑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계단식 밭에 밑부분에는 고추를 심고, 위층에는 매실나무 모종과 함께 수박씨를 뿌렸다.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 밭을 한 바퀴 둘러본 그는 밭 한쪽 풀숲이 꺾여 눕혀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상하다고 여긴 박씨는 수풀을 헤집고 살펴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심하게 부패해 뼈까지 보이는 시신이 구더기와 함께 발견된 것.

박씨는 한눈에 시신의 행색이 노숙자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심하게 부패한 시신은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인 채 반드시 누워 있고 머리카락은 백발이 성성했다.

초봄 옷차림의 점퍼차림에 운동화는 무척이나 오래돼 보였다고 그는 말했다.

시신 옆에는 천가방 안에 소주 두 병과 막걸리 병이 들어 있었다.

박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을 찾은 경찰은 시신이 노숙자인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변사자를 서둘러 수습해 갔다.

박씨는 “시신을 발견했을 때는 비가 한창 내리던 시기였다”며 “비가 내리고 무척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시신의 부패가 빨리 됐던 것 같다”고 발했다.

경찰의 DNA 감식결과 유 전 회장을 추정된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유씨가 한때 은신한 것을 추정되는 송치재휴게소 인근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그러나 왕복 4차로에서도 언덕을 한참 오르고 할머니가 홀로 거주하는 주택 옆 철조망 문을 지나고 다시 100여m 올라야 다다르는 박씨의 매실 밭은 웬만해서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주민들은 송치 재에서 이곳까지 큰 도로를 거치지 않고 아랫마을 야산을 타고넘는 샛길을 통해서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발견된 시신이 유 전 회장이 확실히 맞다면 유 전 회장은 경찰의 추적을 피해 송치재 휴게소의 산장에서 약 2.5㎞ 떨어진 매실 밭까지 걸어왔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숨졌다.

칠순 노인의 힘겨운 산행을 반영하듯 변사체가 옆에 벗어 놓아둔 신발은 심하게 낡고 닳아있었다고 목격자는 재차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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