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에 ‘게스(GUESS)는 섹시한 여자가 입어야’ 징계

여군에 ‘게스(GUESS)는 섹시한 여자가 입어야’ 징계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9-12-26 09:04
수정 2019-12-26 09:0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게스 광고
게스 광고
사복을 입고 참석한 회식 자리에서 여군에게 ‘게스(GUESS) 티셔츠는 섹시한 여자가 입는 것’이라며 성희롱 발언을 한 해군 부사관의 견책 징계는 마땅하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행정2부(이승훈 법원장)는 해군 소속 부사관 A씨가 부대장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 준 1심을 깨고 “징계는 마땅하다”며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해군 부사관인 A씨는 지난해 8월 7일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경북 포항시의 한 음식점에서 B씨 등 여군 2명이 참석한 회식 자리에 뒤늦게 나타났다.

당시 A씨는 “늦어서 죄송하다. 회식 자리에 이런 옷 입고 오면 안 되고, 이런 옷은 아가씨들 만날 때나 입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건배 제의를 위해 일어선 여군 B씨에게 “‘게스’는 섹시한 여자가 입는 것 아니냐”고 말해 불쾌감을 줬다.

이 일로 A씨는 같은 해 8월 말 징계위원회에서 견책 처분을 받았고, 이에 불복해 해군 제1함대 사령부에 항소를 제기했으나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이런 옷은 아가씨들 만날 때 입어야 하는데’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설령 그 행위의 정도 등에 비춰 견책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회식에 참석한 상당수 부대원의 진술이 일관되고 일치하는 점으로 볼 때 징계 사유와 관련한 말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다만 회식 분위기, 발언의 내용, 횟수 등을 고려하면 징계처분은 다소 과중하다”고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회식 분위기가 매우 자유로워 일부 부대원이 건배 구호로 욕설에 가까운 표현을 한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이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다만 원고의 행위는 상급자가 개별 하급자를 상대로 한 성적 발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의 행위는 해당 하급자 또는 같은 성별의 다른 부대원에게 위화감이나 불쾌감을 줬다”며 “원고에 대한 견책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지 않은 1심 판결은 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투표
'정치 여론조사'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최근 탄핵정국 속 조기 대선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치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여론조사의 방법과 결과를 놓고 서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론이 그 어느때보다 두드러지게 제기되고 있다. 여러분은 '정치 여론조사'에 대해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절대 안 믿는다.
신뢰도 10~30퍼센트
신뢰도 30~60퍼센트
신뢰도60~90퍼센트
절대 신뢰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