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만나 맛난 거…제발 꿈이었”, 수류탄 사망 훈련병 엄마의 비통

“다음주 만나 맛난 거…제발 꿈이었”, 수류탄 사망 훈련병 엄마의 비통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24-05-23 17:00
수정 2024-05-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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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수류탄 폭발 사고가 터진 육군 32사단으로 응급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수류탄 폭발 사고가 터진 육군 32사단으로 응급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 훈련 중 수류탄이 터져 숨진 훈련병의 어머니가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23일 군 위문편지 홈페이지 더캠프와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이틀 전 수류탄 폭발 사고로 숨진 20대 훈련병의 어머니 A씨가 ‘하늘나라로 간 32사단 훈련병 엄마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A씨는 글에서 “제발 꿈이었으면 좋겠다. 하나뿐인 아들을…”이라며 말을 잇지 못한 뒤 “‘군 생활을 할 만하다’, ‘훈련도 받을 만하다’고 했던 우리 아들을 이제 다시 볼 수 없게 됐다”고 비통해했다. 이어 “다음주에 만나서 맛있는 거 먹고 영화도 보자는 말에 ‘좋아요’라고 했던 아들”이라며 “보고 싶다고,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더니 ‘힘내시라. 다음주에 볼 수 있으니 조금만 참아라, 나도 힘내겠다’고 했던 우리 아들”이라고 적었다.

A씨는 고통 속에 아들의 장례를 치르고 있다는 말과 함께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입대한 우리 아들이 왜 이런 위험에 노출됐고, 왜 사고로 이어졌는지, 그 순간 얼마나 두려웠을지…”라면서 “아들이 보고 싶어 따라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비통한 심정을 절절히 전했다.

A씨는 “(아들과) 같이 훈련받았던 어린 훈련병들이 부디 트라우마 없이 자대로 갈 수 있도록 조처해주길 바란다”며 “사랑하는 우리 아들, 마지막까지 잘 보내겠다. 깊은 애도에 감사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A씨의 아들은 지난 21일 오전 9시 50분쯤 세종시에 있는 육군 3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숨졌다. 훈련을 지휘하다 중상을 입은 소대장은 국군수도병원 외상센터에서 수술받고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관계자는 “유가족과 협의해 장례 절차를 돕고 있다. 남은 훈련병들의 트라우마 치료와 심리 안정 지원도 철저히 하겠다”면서 “정확한 사고 경위와 부대 탄약·병력 관리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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