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부표로 만든 담배꽁초 휴지통 ‘바담깨비’를 아시나요

폐부표로 만든 담배꽁초 휴지통 ‘바담깨비’를 아시나요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4-09-30 10:57
수정 2024-09-3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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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허가 받아 함덕, 용담, 이호테우, 애월 한담 등 5곳에 설치
바닷가 주변 사람들, 버려지는 담배꽁초 30~40% 줄어들어 반색
편의점, 음식점, 카페 등 상인들의 자발적 참여 제주 60여곳으로 확산
국내 하루 바다 유입 담배꽁초 0.7t…세계선 1년 담배꽁초수거 30만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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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탑동(삼도2동) 인근 골목길 카페, 상점, 식당 앞에 설치된 폐부표로 만든 담배꽁초 휴지통인 ‘바담깨비’들.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시 탑동(삼도2동) 인근 골목길 카페, 상점, 식당 앞에 설치된 폐부표로 만든 담배꽁초 휴지통인 ‘바담깨비’들.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시 구도심 탑동 앞 좁은 골목길 식당가를 거닐다보면 재미있게 생긴 캐릭터가 편의점, 카페, 식당앞에 하나씩 다양한 표정으로 서 있다. 폐부표로 만든 ‘바담깨비’다. 바담깨비는 ‘바다에서 온 담배꽁초 먹깨비’란 뜻으로 담배꽁초를 먹는 휴지통이다.

우리나라에는 하루 바다로 유입되는 담배꽁초 양 0.7t에 달하고 세계적으로는 1년동안 거리에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3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담깨비 휴지통에는 담배꽁초 하나에 독성을 품은 미세플라스틱이 1만 5000여개가 포함되었다고 경고문이 함께 쓰여 있다. 담배꽁초가 바다로 흘러가지 않게 길거리에 버리지 말고 ‘바담깨비’ 휴지통에 버려달라는 염원이 담겨있다.

이경아(52) 제주환경단체 지구별약수터 대표는 “바다에서 플로깅을 하다가 폐부표를 100개 이상 주울 때도 있어 이걸 이용해서 담배꽁초의 심각성을 알리려고 폐부표에 그림을 그려 ‘바담깨비(바다에서 온 담배꽁초 먹깨비)’ 휴지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바담깨비’는 2021년 가을부터 시작해 다음해인 2022년 해수부로부터 공유수면 점용 사용 허가를 받아 함덕, 용담, 이호테우, 애월 한담 등 4곳에 설치했다. 이후 김녕해수욕장까지 설치해 바닷가에는 총 5곳에 설치돼 있다.

꾸준한 유지관리가 힘들어 공유수면이나 도로점유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모집에 나섰고 탑동 골목길 GS25시를 시작으로 카페, 식당 등에서 동참하면서 현재는 제주지역 60여곳에 바담깨비가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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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테우해변에서 폐부표를 플로깅하는 어린 아이, 한담해변과 함덕해변에 설치된 폐부표로 만든 담배꽁초 휴지통인 ‘바담깨비’. 지구별약수터 제공
이호테우해변에서 폐부표를 플로깅하는 어린 아이, 한담해변과 함덕해변에 설치된 폐부표로 만든 담배꽁초 휴지통인 ‘바담깨비’. 지구별약수터 제공


폐부표에 그려진 다양한 캐릭터들은 지구별약수터에서 활동중인 어린이들이 직접 색칠해 그린 그림들로 앙증맞고 귀엽다. 아이들은 동네반바퀴를 돌며 모은 담배꽁초 플로깅을 한 뒤 직접 길거리 담벼락에 ‘담배꽁초는 휴지통에’라는 문구와 함께 전시활동까지 벌여 지나가는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실제 바담깨비 설치 후 바닷가 주변 사람들은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30~40%가 줄어들어 반색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면서 상가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돼 상인들의 동참도 잇따르고 있다.

이 대표는 “주기적으로 담배꽁초 수거와 모니터링을 함께해줄 시민봉사자를 지속적으로 모집하고 있다”며 “지금의 환경 위기는 어느 단체, 어느 한 조직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서로 협력할 때 그 힘은 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도이동 관계자는 “아무래도 화재 예방 등 유지관리가 관건”이라며 “상인들과 주민들이 긍정적인 반응이 많으면 사업참여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구별약수터는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고 익숙하게 가깝게 다가설수 있도록 환경 캠페인송과 이야기책을 꾸준히 만들어 시민들이 참여하는 운동으로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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