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모집으로 돌린 인원 234명, 최근 5년간 가장 많아60% 이상이 이과…타대학 의대·취업 잘되는 학과 선택한 듯
2017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모집으로 합격해 ‘서울대 새내기’ 자격을 얻었는데도 등록을 포기한 학생과 수시모집에 붙을 뻔했지만 수능최저기준 미달로 탈락한 학생이 최근 5년래 최다를 기록했다.15일 서울대 입학본부에 따르면 수시모집을 통해 선발하지 못해 정시모집으로 돌린 인원은 총 234명으로 집계됐다.
수시모집에서 못 뽑은 인원을 정시모집으로 선발하지 않는 음악대학을 빼고 서울대가 애초 수시모집으로 뽑으려던 인원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이처럼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은 수시모집 최종합격자가 서울대에 등록하지 않거나 각 학과가 수시모집으로 뽑으려는 인원보다 ‘수능최저기준(4개 영역 가운데 3개 영역서 2등급 이상)’을 넘긴 학생이 적을 때 발생한다.
학년도 별로는 2013학년도 41명, 2014학년도 106명, 2015학년도 178명, 2016학년도 154명으로 이번 2017학년도가 최근 5개 학년도와 비교해 가장 많다.
서울대의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 증가 이유로는 먼저 ‘불수능’이 꼽힌다.
수능이 어렵게 출제된 탓에 수능최저기준을 맞추지 못한 학생이 늘었다는 것이다.
서울대를 비롯해 연세대와 한양대, 서강대 등 서울지역 주요 10개 대학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이 전년보다 260여명 늘어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이재진 평가실장은 “올해 서울지역 대학의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이 많이 늘어난 것은 어려운 수능으로 수능최저기준 미충족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질적인 ‘청년실업’ 문제가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이 증가한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통계청의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실업자는 43만5천명으로 청년실업률은 9.8%를 기록했다. 청년 10명 가운데 1명은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런 최악의 실업난에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 상당수가 졸업 후 취업이 훨씬 쉬운 다른 대학 의과대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7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 중 60% 이상이 이과계열이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문과계열도 교차지원으로 의대에 합격, 서울대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전체 미충원 인원의 80%가 ‘서울대-의대 동시 합격생’ 때문에 발생한다는 내부 분석도 나온다.
의대을 빼면 서울대 대신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나 포스텍, 서울교대,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등을 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학금 지원이 좋거나 정보보안 등 특정 분야에 특화해 비교적 취업 걱정이 덜한 곳들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의대 입학정원이 늘어나면서 의대로 옮겨가는 수시모집 합격생도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대학 입학 때부터 졸업 후 ‘정년이 없는 직업’을 가질 수 있게 준비하려는 경향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