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허파 ‘곶자왈’ 공유화지 관리, 생태계서비스지불제 활용해야”

“제주의 허파 ‘곶자왈’ 공유화지 관리, 생태계서비스지불제 활용해야”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4-11-05 18:20
수정 2024-11-0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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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제주도 제공
곶자왈. 제주도 제공


# 곶자왈 공유화지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핵심· 완충구역 기능제주의 허파 곶자왈(숲을 뜻하는 곶과 돌·자갈 모인 자왈이 합쳐진 제주어) 공유화지의 보전 관리를 위해 생태계서비스지불제 활용과 민간기업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지난달 31일 김만덕기념관에서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과 제주대학교 지하수협동과정, 제주지하수연구센터의 ‘곶자왈 공유화지 관리와 지하수 보호’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곶자왈은 생물다양성의 피난처이자 공급원으로 생물다양성 보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곶자왈 생태계 보전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기 위해서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적극 활용하고 민간기업의 참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조 원장은 “1970년대 이후 취사 난방의 에너지 공급원의 전환과 함께 곶자왈의 생태계가 복원되고 엄청난 생물량이 저장되고 있어 기후변화 저감·적응의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ESG경영을 통해 환경분야에서 탄소저감 및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복원에 기여하기 위해서 곶자왈의 매입과 보전이 탄소배출권과 생물다양성과 연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곶자왈을 관리하고 그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생태계서비스지불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며 “제주도는 유네스코의 다중지정지역으로서 생태계 보전과 관리에 관한 교육 훈련을 실시할 제도가 마련돼 있는데 곶자왈 공유화지를 현장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곶자왈 공유화지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 또는 완충구역으로 기능할 수 있기에 공유화지 밖의 사유지도 생물다양성 보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결성을 강화하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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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이 지난달 31일 김만덕기념관에서 열린 곶자왈 공유화지 관리와 지하수 보호 심포지엄에서 곶자왈의 가치와 공유화지 관리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이 지난달 31일 김만덕기념관에서 열린 곶자왈 공유화지 관리와 지하수 보호 심포지엄에서 곶자왈의 가치와 공유화지 관리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곶자왈공유화재단, 올해 10월까지 108만㎡ 사유지 공유화곶자왈공유화재단은 134억여원을 들여 지난 2011년부터 올해 10월까지 37개 필지 108만 5000㎡(32만 8278평)의 사유지 곶자왈을 공유화했다.

재단이 매입한 곶자왈 면적 현황을 보면 성산읍 수산리곶자왈을 38만 9000㎡(11만 8000평)으로 가장 넓고 뒤이어 한경면 저지리 23만 1221㎡, 안덕면 서광리 16만 1149㎡, 조천읍 교래리 15만 6749㎡, 조천읍 선흘리 6만 8492㎡ 등 순이다.

곶자왈 공유화지별 자원 특성을 보면 안덕면 서광리(산3·산8번지) 일대는 대병악에서 분출한 아아용암류(현무암질 조면안산암)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매입지 남쪽인 상창, 화순 용암류지역에서 새덕이, 단풍나무, 때죽나무 등 상록활엽수와 낙엽활엽수 등 총 51종이 나타났다.

한림읍 금악리 도너리오름에서 분출한 용암류에 의해 형성된 한경곶자왈의 서측 경계부에 위치한 한경면 청수리(산 5번지 외 2필지) 곶자왈에서는 종가시나무, 예덕나무, 대홍란이 드물게 분포하고 있었으며 이동철새의 중간기착지로 청수곶자왈 지역은 산새 등을 사냥하는 맹금류의 출현이 두드러졌다.

또한 한경면 저지리(산 39·40번지)역시 도너리오름에서 분출한 용암류에 의해 형성된 한경곶자왈로서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참나무과의 개가시나무와 빌레나무과 2종이 발견됐으며 천연기념물 지정 조류로 황조롱이, 매, 새매, 참매, 두견이, 팔색조와 멸종위기종인 큰말똥가리, 팔색조, 긴꼬리딱새 등이 나타났다.

# 야생생물 멸종위기Ⅱ급 분포… 한경·안덕곶자왈 지하수 함양 1억 1500t, 24억원 경제적 가치절물오름과 민오름에서 분출한 용암류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천읍 교래리(산 54-9번지 외 9필지) 곶자왈에서는 멸종위기Ⅱ급 으름난초와 팔색조, 긴꼬리딱새 등이 출현했다. 이곳에는 농업활동과 관련된 산전, 목축업 활동과 관련된 방목지, 숯 가마, 숯막, 보관용창고시설 등이 발견됐다.

동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류에 의해 형성된 성산읍 수산리(4783·4761번지) 곶자왈에서는 생달나무, 참식나무, 팽나무, 후박나무 등 제주도 동부지역에서는 독특한 식생이 분포하고 있으며 한국특산식물 벌깨냉이, 왕초피나무, 떡잎윤노리나무, 가시딸기, 가시복분자딸기 등 6종이 조사됐다.

이에 최성도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 사무국장 직무대리는 “자원, 환경, 주변 여건 등을 감안해 곶자왈 공유화지의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방향설정이 필요하다”며 “교래, 서광곶자왈은 생태적 가치를 활용해 보전관리하며 청수·선흘·수산·와산·상도곶자왈은 학술적 가치 발굴을 위해, 저지곶자왈은 마을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보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아라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임업 연구사는 “공유화 운동으로 개인이나 국가 소유가 아닌 시민의 유산으로 사회적 소유가 실현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곶자왈 시험림 내 자생하는 희귀멸종위기 동식물을 조사하고 산림습지·숨골 등 특이한 산림생태계의 다양한 환경을 조사 분석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기부자·단체들에겐 기념물 등 제공 더 많은 참여 독려해야박은진 국립생태원 기후생태연구실장은 “국립생태원이 2019년 한경곶자왈과 안덕곶자왈을 대상으로 모델링을 통해 추정한 지하수 함양량은 연간 약 1억 1500t, 약 24억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며 “지난 10월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G20 환경기후장관회의 선언문에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 확대를 위해 국제사회 차원의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생태계서비스에 대한 평가와 관련 제도는 인간사회에 혜택을 주는 자연을 지속가능하게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수단으로 중요하게 인식되고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주장했다.

김효철 곶자왈사람들 공동대표는 “곶자왈 지질특성이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지하수보전지구 등급 상향이 필요하다”며 “곶자왈 지하내 대수층, 지하수와 지표수의 상호작용, 곶자왈과 마을 용천수 관계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현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부자나 기부단체, 주변 주민들에게 곶자왈 이용과 그 이용으로 인한 혜택을 나눌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곶자왈 보전 관리를 위해 탐방로 마련, 도토리, 고사리 채취 등에 지역주민을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곶자왈에서 산출된 것을 활요해 만든 생활용품이나 기념물을 제공해 감사를 표할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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