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명절 담백하게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명절 담백하게

입력 2010-09-20 00:00
수정 2010-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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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코앞입니다. 모두들 귀성이라는 ‘참 번거로운 행복’에 빠질 때입니다. 하기야 이를 두고 ‘민족 대이동’이라는 수사 외에 달리 표현할 말도 마땅찮지만 아무튼 보고싶은 사람, 그리운 땅과 다시 조우한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농경민족의 DNA를 가진 우리는 항상 육류 결핍의 고통을 체화하면서 살아온 탓에 경조사 때나 명절 때면 기름진 음식으로 조상을 흐뭇하게 하고, 산 사람들은 조상 덕분에 호궤를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관습이 항상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다들 배 내밀고 사는 요즘에는 명절의 기름진 음식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차례상에 오르는 육적·어적·편육·고기전에다 탕·튀김·부침 질펀하며 모처럼 만난 가족들 회포 푼다며 푸짐한 고기 안주에 술잔 나누는 것도 흔한 일입니다. 그렇게 먹고 나면 아침에 퉁퉁 부은 눈두덩은 마치 남의 살만 같고, 더부룩한 배를 쓸어대며 아침부터 꺽꺽거리기도 합니다. 게다가 나이 좀 지긋해 배고픈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 식탐은 또 얼마나 자심합니까.

이렇게 명절 며칠 지내고 나면 자신은 못 느끼지만 몸은 확실히 달라집니다. 애써 다듬어 놓은 배와 볼은 부풀어 있고, 눈두덩은 불거져 있습니다. 기름진 음식 때문입니다. 지지고 볶다 보면 맛과 달리 몸 생각은 덜 하게 되는 것이 명절 음식입니다.

요새는 배 곯는 일 없으니 그럴 수 있다면 명절이라도 열량 생각하면서 만들고, 먹는 게 어떨까요. 너무 “열량, 열량”해대면 명절 분위기 싸∼해지기 쉬우니 표 안 나게, 그러나 가족들에게 꼭 그래야 한다는 귀띔은 빠뜨리지 마시고요.

jeshim@seoul.co.kr
2010-09-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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