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철 前 대법관 소속 태평양 징계 위기에 학연·지연 총동원
변호사 수 기준 국내 2위의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태평양이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징계 위기에 놓인 고현철(67) 전 대법관을 위해 무리한 구명활동을 벌이다가 세간의 빈축을 사고 있다.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태평양 측은 지난 3월 말 대한변협 변호사 징계위원 명단을 확보해 전화 연락을 돌렸다. 태평양은 징계위원과 지연·학연 등으로 얽힌 소속 변호사를 총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대법관은 태평양에서 고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과거 자신이 판결한 행정사건과 관련된 민사사건을 수임했다가 징계 심사를 받고 있다.
태평양 측은 징계위원들에게 “징계사유가 안 된다. 억울하다”는 등의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협 관계자는 “징계하지 말아 달라고 (명시적으로) 하진 않았다”면서도 “잘 봐달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변협은 징계위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청탁을 행하는 징계 혐의자가 징계 양정에 더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꼭 전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양 관계자는 “해당 전화가 청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소속 변호사의 징계와 관련해 변론 차원에서 연락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4-05-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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