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근 회장 최근 참고인 소환해 ‘부당심사’ 부탁 조사…재소환 전망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재직 시절 고교 동창의 회사인 한성기업에 특혜성 대출을 해 주는 과정에서 신용등급 조작 등 위법이 발생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강 전 행장의 고교 시절 같은 반 친구인 한성기업임우근 회장을 최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임 회장에게 특혜대출 의혹을 집중 조사했다.
한성기업이 2011년 산업은행에서 연 5.87∼5.93% 이자율로 180억원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강 전 행장과 사전에 ‘교감’이 있었는지, 편의를 부탁했는지 등을 캐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임 회장을 조사한 뒤인 이달 2일 한성기업 서울사무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위법이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한성기업의 대출 규모나 기간 등은 당시 회사의 신용등급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한데도 탈법적으로 대출이 성사된 단서가 나온 것이다.
당시 산업은행은 재무제표 등 객관적 자료로 평가하는 부분은 최소화하는 대신 은행의 재량으로 하는 신용평가 비중을 대폭 늘려 대출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한성기업과 한성기업 관계사가 산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대출액 중 수십억원이 이 같은 ‘부당 심사’ 과정을 거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특혜성 대출이 강 전 행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강 전 행장이 경남고 동창인 임 회장과의 친분 때문에 한성기업의 경영 고문으로 재직한 점, 자신의 사무실 운영비나 해외 출장비 등을 한성기업 측에서 지원받은 점 등도 특혜 의혹을 짙게 하는 정황이다.
한성기업은 산업은행의 대출을 받은 2011년에 바이오업체인 B사에 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B사는 강 전 행장이 대우조선해양에 압력을 넣어 50억여원을 투자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회사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한성기업으로부터 특혜 대출의 대가로 금전적 이익을 제공받았는지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임 회장도 이르면 이번 주 재소환돼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강 전 행장의 소환 일정도 조만간 조율 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는 8∼9일 열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조선·해운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에 강 전 행장이 증인으로 참석하는 일정을 감안할 때 검찰 소환 시점은 청문회를 마친 다음 주께 잡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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