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울산지검에 따르면 경남에 사는 A(29)씨는 평소 아내와 함께 집에서 컴퓨터 6대를 돌리며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모았다. 부부는 취득한 게임 아이템을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해 그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이들 부부에게는 지난해 11월 초 출생한 아들이 있었다. A씨는 수천만원의 대출금으로 채권 추심업체에서 압박을 받는 등 스트레스가 심해지자 어린 아들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울며 보채는 아들을 돌보다 게임 아이템을 제대로 모으지 못해 수입이 줄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하순부터 올해 1월 18일까지 아들이 울고 보챌 때마다 움직이지 못하도록 수건 2장으로 아들의 상반신과 하반신을 묶었다. 어린 아들은 하루에 10시간 이상이나 수건으로 묶여있을 때가 많았다. A씨가 너무 세게 묶는 바람에 아들의 갈비뼈 여러 개가 부러졌을 정도로 학대가 심했다.
학대를 이어가던 A씨는 1월 18일 오전 2시쯤 휴대폰으로 게임을 즐기던 중 아들이 잠에서 깨운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머리 등을 3차례 때렸다. 당시 병원으로 옮겨진 아들은 머리뼈 골절과 뇌출혈 등으로 이틀 후 숨졌다.
최초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을 떨어뜨렸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검찰 조사에서 범행을 자백했다. 검찰은 아동학대치사와 아동학대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부검하는 과정에서 수건으로 묶일 때 생긴 갈비뼈 골절과 온몸의 멍이 확인됐다”며 “A씨의 아내도 남편이 아들을 학대하는 행위를 목격했지만, 아들이 숨지는 날에는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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