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연 “김만배 등 일면식 없다”
조재연 대법관
조 대법관은 그분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일 뿐 아니라 정치권에서 논쟁이 되는 대장동 의혹 사건에 관하여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왜 갑자기 이런 의혹 기사가 보도되었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면서 “저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뿐 아니라 대장동 사건에 관련돼 있다는 그 어느 누구와도 일면식, 일통화도 없었다”고 밝혔다.
조 대법관은 김씨가 자신의 딸에게 고액의 빌라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딸 하나는 2016년 결혼해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고, 다른 딸 하나는 작년에 결혼해 죽전에 살고 있다. 막내딸은 저와 함께 살고 있다”며 “저나 저희 가족, 친인척 중에서도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주민등록등본 등 필요한 자료 제출은 대법원이든 검찰이든 어느 기관에서든 요청하면 응하겠다. 하등 회피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김씨가 조 대법관 딸에게 50억~60억원을 호가하는 판교 타운하우스를 제공했다는 의혹은 지난해 10월부터 제기됐다. 하지만 논란이 크게 조명되지는 않았고 조 대법관 역시 당시는 물론 최근 의혹이 다시 제기된 직후까지도 별도 공개 메시지를 낸 적은 없었다. 검찰도 지금껏 조 대법관에게 아무런 사실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조 대법관이 ‘그분’으로 지목된 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선후보가 억울한 의혹을 벗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조 대법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법원행정처와 조 대법관은 국민 앞에 공식적 입장을 명백히 밝혀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대선 TV토론에서 재차 실명이 거론되자 조 대법관은 적극 해명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조 대법관은 “전 국민이 보고 계시는 대선 공개 토론에서 직접 현직 대법관 성명을 거론했다. 제 기억으로 일찍이 유례가 없었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조 대법관은 지난해와 달리 의혹이 계속 증폭되고 있고, 사법부 불신이 커질 수 있으며, 전국 법관이 받을 상처와 국격 등을 고려해 회견을 자처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조 대법관은 명예훼손성 보도 등에 대해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정의에 부합한다”면서도 법적 조치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다는 말씀만 드린다”고 했다. 또 “검찰이 필요하다면 저를 즉시 불러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 대법관이 해명에 나섰지만 ‘그분’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이 끝날지는 미지수다. 배당금이 1208억원에 달하는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누군지는 아직 검찰 수사 등에서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이 향후 이 부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지 주목된다.
전날 곽상도 전 의원을 기소한 검찰은 나머지 ‘50억 클럽’에 대한 수사도 대선 이후까지 계속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취재진에게 “(곽 전 의원에 대한 기소를 끝으로 로비 의혹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이라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나머지 수사가 계속될 것임을 암시했다.
2022-02-24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