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보고 웃어”… ‘압구정 롤스로이스’ 징역 20년

“피해자 보고 웃어”… ‘압구정 롤스로이스’ 징역 20년

백서연 기자
백서연 기자
입력 2024-01-25 00:01
수정 2024-01-25 00:0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재판부 “마약 심각, 중형 마땅해”
처방 의사는 성폭행 혐의 등 기소

이미지 확대
일명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망 사고 운전자가 사고 후 현장을 이탈하는 모습.  서울지방검찰청 제공
일명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망 사고 운전자가 사고 후 현장을 이탈하는 모습.
서울지방검찰청 제공
서울 강남에서 약물에 취해 운전하다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남’이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무고한 사람을 희생시킨 데다 사고 직후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도망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검찰 구형량과 같은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2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모(29)씨에게 유죄를 인정하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씨는 약물 영향이 있으니 운전하지 말라는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운전을 했다”며 “피해자가 걸어가다가 도저히 피할 수 없을 만큼 급작스럽게 사고를 당했음에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도주했고 체포 과정에서도 피해자를 보고 웃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상적인 운전이 아닌 약물 투약 후 운전한 사건으로, 요즘 우리 사회에서 늘고 있는 향정신성 약물 투약으로 무고한 사람이 희생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 책임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미지 확대
8월 2일 강남구 압구정역에서 롤스로이스 운전자가 인도로 돌진, 20대 여성을 들이받은 후 차에서 내리는 모습(왼쪽)과 운전자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받는 도중 밖에 나와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8월 2일 강남구 압구정역에서 롤스로이스 운전자가 인도로 돌진, 20대 여성을 들이받은 후 차에서 내리는 모습(왼쪽)과 운전자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받는 도중 밖에 나와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선고 이후 피해자 측 대리인 권나원 변호사는 “검사의 구형량이 좀더 높았다면 보다 중한 형이 선고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아직 수사 중인 신씨의 마약류 쇼핑 의혹 등에 대해 추가 기소가 이뤄지면 더 높은 형이 선고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씨는 지난해 8월 강남구에서 피부 미용 시술을 빙자해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 수면 마취를 받고 난 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A(당시 27세)씨를 다치게 하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뇌사 상태에 빠진 A씨는 지난해 11월 25일 끝내 사망했다.

한편 이날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김연실)은 신씨에게 마약류를 처방하고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의사 염모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염씨는 신씨에게 프로포폴, 케타민 등을 투여한 혐의 외에도 수면 마취 상태에 있는 환자들을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의사 면허가 정지된 상태에서 환자에게 프로포폴 등을 투여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2024-01-25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