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승줄 묶인 채 호송차 향하는 김호중
‘음주 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2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4.5.24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약 50분 동안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오후 8시 24분쯤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41) 대표와 본부장 전모씨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등)를 받는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적용해 지난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대표는 사고 뒤 김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 본부장 전씨는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로 각각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사고 3시간여 뒤 김씨 매니저가 ‘내가 사고를 냈다’며 허위 자백을 하고 김씨는 사고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 김씨와 소속사가 ‘운전자 바꿔치기’ 등 조직적으로 사고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커졌다.
특히 폐쇄회로(CC)TV 영상과 술자리 동석자 발언 등 잇단 음주 정황에도 김씨는 음주를 부인하다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 밤 돌연 입장을 바꿔 혐의를 시인했다.
김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도 “소폭 1∼2잔, 소주 3∼4잔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9일 귀가 전 방문한 유흥주점의 직원들과 술자리 동석자들로부터 “(김씨가) 소주 3병 이상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씨는 사고 직후 직접 소속사의 다른 매니저급 직원 A(22)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자기 대신 허위로 자수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신 부장판사는 이날 영장심사에서 “똑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은 처벌받으면 안 되고, 막내 매니저는 괜찮은 것이냐”고 질책했다.
김씨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는 가운데서도 예정된 공연을 강행해 비난 여론을 키웠다.
구속영장이 신청된 바로 다음 날인 23일에도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슈퍼 클래식’ 공연에 출연했으나 영장심사를 연기해 달라는 김씨의 요청을 법원이 기각하면서 결국 이날 둘째 날 공연 출연은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