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은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모터스포츠 이벤트인 포뮬러 원(F1) 그랑프리가 열리는 해다.
10월 전남 영암 서킷에서 열리는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앞두고 국내 모터스포츠계가 들뜬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한 가운데 자동차경주 대회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인 레이싱모델들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에서 모터스포츠가 아직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지만 CJ 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등 프로의 냄새가 나는 대회도 꾸준히 열리고 있어 활동 중인 레이싱모델은 대략 100명 정도 된다.
레이싱모델 에이전트 회사인 에스에스에이전시의 이민형 기획실장은 “그 가운데 고정 팬도 있고 수준을 인정받는 레이싱모델은 30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도 최근 팬층을 급속히 넓혀가며 떠오르는 레이싱모델로 꼽히는 주다하(25) 씨를 만나 레이싱모델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172㎝의 큰 키가 돋보이는 주다하 씨는 고등학교 때까지 발레리나를 꿈꾸던 소녀였다.“고등학교 3학년 때 연습 도중 뛰어올랐다가 내려오는 과정에서 발목과 발가락을 다쳤다”는 주다하 씨는 “수술을 받으면 1년을 쉬어야 해 재활로 이겨내려고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결국 발레리나의 길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레이싱모델로 나선 것은 2009년부터다.“2004년에 처음 레이싱모델로 경기장에 나갔지만 이후 전문적으로 하지는 못했다”는 주다하 씨는 “2009년부터 친구의 권유로 전문 레이싱모델로 나서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겉보기에 멋있어 보이는 직업들이 대개 그렇듯 레이싱모델 역시 화려한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주다하 씨는 “평균 10㎝가 넘는 높은 굽의 신발을 신고 오랜 시간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깨나 무릎 등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간다”며 “아는 언니는 1년 수입의 5분의 1 가까이 고스란히 병원비로 낸 경우도 봤다”고 전했다.
“또 이 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을 많이 소화하다 보면 피로 누적에 따른 과로도 피할 수 없는 문제”라며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이 먹기까지 하는 와중에도 몸매나 피부 관리를 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고 호소했다.
노출이 많은 직업의 특성도 20대 젊은 여성에게는 애로 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주다하 씨는 “아무래도 포즈를 취하다 보면 속옷이 노출되는 경우도 있고 관객 분들의 시선이 한 곳에 쏠리는 장면도 많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지방에 사시는 부모님께는 아직 레이싱모델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는 것이다.그러나 “부끄러워서 밝히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주다하 씨는 “집에 있을 때는 소매 없는 옷도 못 입을 정도로 부모님이 보수적이라 이해를 못 하실 것 같았다”며 “지금 말씀드리면 철이 없어서 하는 것으로만 생각하실 것 같다.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레이싱모델로 이름을 알린 뒤에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때로는 관객들의 엉큼한 시선에 대해서도 “그런 것을 못 견디면 사실 이 직업을 가질 수 있겠느냐”고 당당히 답했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이 직업에 만족해하는 이유로는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주다하 씨는 “나를 좋아해 주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생각에 힘든 것도 잊게 된다”며 “팬 카페도 지금은 회원이 2천 명 가까이 늘었지만 처음부터 꾸준히 활동해주는 분들도 계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고소득이라는 점도 레이싱모델이라는 직업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이민형 실장은 “얼마나 많은 일정을 소화하느냐에 따라 개인 차이가 있지만 소위 잘 나가는 레이싱모델들은 억대 연봉의 고소득 계층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신차 발표회 등에서 멋진 외제차 옆에서 포즈를 취하는 레이싱모델이 그보다 더 비싼 차를 직접 몰고 다니는 예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이민형 실장은 “스피드를 가장 가까이서 느끼다 보니 자신이 직접 스피드광이 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주다하 씨는 “아직 운전면허도 없다”면서 “직업의 특성상 화장도 많이 하고 헤어스타일도 남들의 시선을 끌 때가 잦아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부담이 되곤 한다”고 말했다.
봄부터 가을까지 이어지는 국내 자동차경주 시즌에는 대회장에 주로 나가고 그밖에 모터쇼나 신차 발표회 등에서 팬들과 만난다.또 자동차 전문지에 모델로 나서기도 하고 휴대전화 등 자동차 관련이 아니더라도 신제품 발표회 등에 모습을 보이는 일도 있다.
주다하 씨는 “앞으로 방송 등의 환경이 바뀌면서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이싱모델의 적정 은퇴 나이는 현재 30세 정도에서 정해지고 있다고 했다.“평소 자기 관리를 잘해야 그 정도까지 할 수 있다.결혼 후에도 계속 레이싱모델을 하는 예는 아직 없다”는 것이 이민형 실장의 말이다.
최근 레이싱모델 출신 연예인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고 경력을 살려 모델 에이전시에 근무하거나 모델 교육기관 강사로 나가는 예도 많다.
“연예인은 기회가 온다고 해도 내가 말재주가 별로 없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주다하 씨는 “F1 출전이 모든 드라이버의 꿈인 것처럼 나도 올해 F1 코리아 그랑프리에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 후 계획에 대해서는 “나도 30세까지는 모델로 일하고 싶다.그 뒤에 꽃집과 네일아트를 하는 것이 지금의 계획”이라며 웃었다.
옆에 있던 이민형 실장이 “‘꽃보다 예쁜 주인이 있는 꽃집’이 (주)다하 씨가 꿈꾸는 꽃집의 콘셉트”라고 귀띔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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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전남 영암 서킷에서 열리는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앞두고 국내 모터스포츠계가 들뜬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한 가운데 자동차경주 대회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인 레이싱모델들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에서 모터스포츠가 아직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지만 CJ 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등 프로의 냄새가 나는 대회도 꾸준히 열리고 있어 활동 중인 레이싱모델은 대략 100명 정도 된다.
레이싱모델 에이전트 회사인 에스에스에이전시의 이민형 기획실장은 “그 가운데 고정 팬도 있고 수준을 인정받는 레이싱모델은 30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도 최근 팬층을 급속히 넓혀가며 떠오르는 레이싱모델로 꼽히는 주다하(25) 씨를 만나 레이싱모델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172㎝의 큰 키가 돋보이는 주다하 씨는 고등학교 때까지 발레리나를 꿈꾸던 소녀였다.“고등학교 3학년 때 연습 도중 뛰어올랐다가 내려오는 과정에서 발목과 발가락을 다쳤다”는 주다하 씨는 “수술을 받으면 1년을 쉬어야 해 재활로 이겨내려고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결국 발레리나의 길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레이싱모델로 나선 것은 2009년부터다.“2004년에 처음 레이싱모델로 경기장에 나갔지만 이후 전문적으로 하지는 못했다”는 주다하 씨는 “2009년부터 친구의 권유로 전문 레이싱모델로 나서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겉보기에 멋있어 보이는 직업들이 대개 그렇듯 레이싱모델 역시 화려한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주다하 씨는 “평균 10㎝가 넘는 높은 굽의 신발을 신고 오랜 시간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깨나 무릎 등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간다”며 “아는 언니는 1년 수입의 5분의 1 가까이 고스란히 병원비로 낸 경우도 봤다”고 전했다.
“또 이 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을 많이 소화하다 보면 피로 누적에 따른 과로도 피할 수 없는 문제”라며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이 먹기까지 하는 와중에도 몸매나 피부 관리를 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고 호소했다.
노출이 많은 직업의 특성도 20대 젊은 여성에게는 애로 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주다하 씨는 “아무래도 포즈를 취하다 보면 속옷이 노출되는 경우도 있고 관객 분들의 시선이 한 곳에 쏠리는 장면도 많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지방에 사시는 부모님께는 아직 레이싱모델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는 것이다.그러나 “부끄러워서 밝히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주다하 씨는 “집에 있을 때는 소매 없는 옷도 못 입을 정도로 부모님이 보수적이라 이해를 못 하실 것 같았다”며 “지금 말씀드리면 철이 없어서 하는 것으로만 생각하실 것 같다.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레이싱모델로 이름을 알린 뒤에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때로는 관객들의 엉큼한 시선에 대해서도 “그런 것을 못 견디면 사실 이 직업을 가질 수 있겠느냐”고 당당히 답했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이 직업에 만족해하는 이유로는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주다하 씨는 “나를 좋아해 주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생각에 힘든 것도 잊게 된다”며 “팬 카페도 지금은 회원이 2천 명 가까이 늘었지만 처음부터 꾸준히 활동해주는 분들도 계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고소득이라는 점도 레이싱모델이라는 직업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이민형 실장은 “얼마나 많은 일정을 소화하느냐에 따라 개인 차이가 있지만 소위 잘 나가는 레이싱모델들은 억대 연봉의 고소득 계층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신차 발표회 등에서 멋진 외제차 옆에서 포즈를 취하는 레이싱모델이 그보다 더 비싼 차를 직접 몰고 다니는 예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이민형 실장은 “스피드를 가장 가까이서 느끼다 보니 자신이 직접 스피드광이 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주다하 씨는 “아직 운전면허도 없다”면서 “직업의 특성상 화장도 많이 하고 헤어스타일도 남들의 시선을 끌 때가 잦아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부담이 되곤 한다”고 말했다.
봄부터 가을까지 이어지는 국내 자동차경주 시즌에는 대회장에 주로 나가고 그밖에 모터쇼나 신차 발표회 등에서 팬들과 만난다.또 자동차 전문지에 모델로 나서기도 하고 휴대전화 등 자동차 관련이 아니더라도 신제품 발표회 등에 모습을 보이는 일도 있다.
주다하 씨는 “앞으로 방송 등의 환경이 바뀌면서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이싱모델의 적정 은퇴 나이는 현재 30세 정도에서 정해지고 있다고 했다.“평소 자기 관리를 잘해야 그 정도까지 할 수 있다.결혼 후에도 계속 레이싱모델을 하는 예는 아직 없다”는 것이 이민형 실장의 말이다.
최근 레이싱모델 출신 연예인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고 경력을 살려 모델 에이전시에 근무하거나 모델 교육기관 강사로 나가는 예도 많다.
“연예인은 기회가 온다고 해도 내가 말재주가 별로 없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주다하 씨는 “F1 출전이 모든 드라이버의 꿈인 것처럼 나도 올해 F1 코리아 그랑프리에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 후 계획에 대해서는 “나도 30세까지는 모델로 일하고 싶다.그 뒤에 꽃집과 네일아트를 하는 것이 지금의 계획”이라며 웃었다.
옆에 있던 이민형 실장이 “‘꽃보다 예쁜 주인이 있는 꽃집’이 (주)다하 씨가 꿈꾸는 꽃집의 콘셉트”라고 귀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