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커트 실링’ 봉중근, 팀 6연승 이끈 ‘피범벅 투혼’

‘한국판 커트 실링’ 봉중근, 팀 6연승 이끈 ‘피범벅 투혼’

입력 2010-04-23 00:00
수정 2010-04-2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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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마운드를 내려오면서도 고통은 느끼지 못했다. 이어 이동현이 삼진으로 실점 위기를 넘길 때도 몰랐다. 이후 팀이 3-1로 승리하자 극도의 긴장이 풀렸고. 피로와 고통이 밀려왔다. 왼쪽 엄지 발가락에는 피가 흥건했다. 22일 목동 넥센전에서 LG 봉중근이 던진 것은 107개의 공이 아닌 투혼이었고 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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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공을 던지는 장면에는 2004년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발목에 피를 흘리며 역투하던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의 에이스 커트 실링의 핏빛양말이 오버랩됐다.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 앞서 타구에 왼쪽 발을 맞아 왼쪽 엄지 발톱이 깨졌고 발등이 심하게 부었다. 등판이 한차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는 등판을 자원했다. 그리고 7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 후 팀 관계자는 “발톱 부상이 경기력에 심각한 지장을 미치지는 않지만 미세하게 영향을 준다”며 “그러나 (봉중근의)의지가 대단했다. 이날 등판하기 위해 감독과 코칭스태프 앞에서 일부러 더 건강한 척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봉중근의 이런 행동은 팀 동료들에게 곧 전해졌다. 7회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봉중근을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이동현이 “힘든 (봉)중근이 형을 돕고 싶었다”고 말한 까닭이다. 에이스의 호칭은 단순히 성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다. 행동 하나하나에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봉중근이 바로 그렇다.

이상주기자 divayun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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