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최고 기량의 선수는 지소연”
”체중이 6㎏이나 줄었어요”1일 독일에서 끝난 2010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축구대회에서 대표팀을 3위에 올려놓은 최인철(38) 감독이 선수단을 이끌고 4일 귀국했다.근엄하면서도 자상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장면이 자주 TV 중계 화면에 잡혀 국내 팬들로부터 ‘꽃미남 감독’으로 인기를 끌었던 최인철 감독이지만 대표팀을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3위로 이끌면서 말 못할 마음고생에 체중이 불과 한 달 사이에 81㎏에서 75㎏으로 줄었다고 털어놨다.
최인철 감독은 “여자축구가 2000년부터 급속도로 발전했는데 올해 결실을 보고 있다.이번 대회를 통해 앞으로 10년,20년 뒤에 더 많은 어린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게 된 것이 성과”라고 소감을 밝혔다.다음은 최인철 감독과 일문일답.
--소감은.
△좋은 결과를 거둬 기쁘게 생각한다.상당히 어려운 일정이었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줘 이런 결과가 나왔다.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여자 축구를 위해 애쓰는 지도자,선수들의 노력이 이번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성원해준 팬 여러분께도 고맙다.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성과와 느낀 한계가 있다면.
△우리나라 여자축구가 2000년 이후 급속도로 발전해왔는데 올해 그 결실을 보고 있다.앞으로 더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앞으로 10년,20년 뒤 더 많은 어린 선수들이 여자축구 선수로 뛸 수 있게 된 것이 성과다.
한계라면 아직 국내 여자축구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각 포지션 별로 (선수층이) 선진국과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체력과 정신력에서도 모두 한계를 느낀 부분도 있다.이번 대회를 계기로 어린 선수들이 더 성장해 여자축구 강국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성인 대표팀 감독 후보로도 올랐는데.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그간 해온 대로 어린 학생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싶다.앞으로 일정은 우선 협회와 상의를 해야 한다.유소녀 선수들 육성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대회가 있으면 출장도 다녀야 한다.성인 대표팀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하기 어렵다.
--경기 도중 좀처럼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몸무게도 가서 6㎏이나 빠졌다.
--선수들에게 개인적인 도움도 많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래도 여자축구 선수들이 가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선수 이전에 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와주는 것도 내 몫이라고 생각했다.
--소속팀으로 돌아가는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척박한 환경에서 이런 성적을 내줘 고맙게 생각한다.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말고 더 발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성인 대표팀에 올라가려면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어떤 생각을 했나.또 이 정도 환영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나.
△우리가 2008년 8월25일에 출범했는데 2년의 항해가 끝난다고 생각하니 아쉬웠다.들어와 보니 사실 이렇게 많이 환영해주실 줄 몰랐다.그러나 이런 날을 기다렸기 때문에 기분은 좋다.
--평소 여자축구에 무관심한 현실에 서운하지는 않은지.
△아무래도 섭섭한 것이 사실이다.안 보이는 곳에서 묵묵히 선수들이 노력해주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가 없었을 것이다.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우리 민족이 축구를 잘하는 민족이고 특히 여자 선수들이 강한 것이 사실이지만 뜻밖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외국 선수들은 즐기면서 하는 데 비해 우리 선수들은 그런 면이 부족하다.
즐기면서 하라는 말이 그냥 노는 것인 줄 안다.그 부분을 이해시키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다른 나라의 전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예전에는 미국,독일 등이 앞서 있었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다른 나라들이 고르게 발전했다.평준화가 많이 이뤄졌다.
--지소연의 기량을 어느 정도로 보나.
△체력을 제외하고 기술,패스 능력,골 결정력,상황 인지 능력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다.독일의 알렉산드라 포프가 득점왕을 차지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지소연이 낫다고 본다.
--선수로는 일찍 은퇴했다.또 지도자로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다른 부분보다 인성을 강조한다.선수 때는 나름대로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일찍 그만두게 됐다.(웃음) 그러나 후회는 없다.축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지도자와 같이 축구를 계속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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