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은 다른데 완장 색깔은 같네?”
제25회 전국 남녀 쇼트트랙 종합선수권대회 겸 2010~2011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자격대회가 열린 18일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 빙상장.
출발선에 자세를 잡은 선수마다 왼팔에 제각기 눈에 띄는 색의 완장을 찬 것이 눈에 띄었다.
각자 소속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서도, 선수들은 이와 상관없이 같은 색의 완장으로 ‘진짜 같은 팀’을 구분했다.
이렇게 두 가지 방식으로 소속팀을 구분한 것은 같은 코치 아래 선수들끼리 서로 돕는 행위를 막으려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묘안이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정수(단국대)가 코치로부터 출전하지 말라는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을 시작으로 선수와 코치들이 거듭 폭로전을 벌이면서 한국 쇼트트랙은 그동안 짬짜미가 자행됐다는 것이 밝혀졌다.
평소 개인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는 선수들이 함께 훈련해 온 동료의 순위를 높여주고자 경기 중 서로 도와줬다는 것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결국 이러한 관행을 없애고자 올해부터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타임레이스(일정 구간의 통과 속도를 겨루는 방식)를 도입하기로 했다.
작전을 빙자한 밀약 행위가 발붙일 수 없도록 순수한 속도만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빙상연맹은 여기에 참가 자격대회에서도 짬짜미가 아예 일어나지 않도록 거듭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우선 참가자격대회에 세 명의 외국인 심판을 초청, 혹시 생겨날지 모를 판정 시비를 미리 방지했다.
하지만 외국 심판들은 국내 쇼트트랙의 사정을 잘 모를 수 있기에, 선수들의 ‘편’을 잘 구별할 수 있도록 함께 훈련해 온 장소에 따라 다른 색의 완장을 차도록 했다.
혹시라도 같은 색의 완장을 찬 선수들이 서로 도우려는 기색이 보이면 심판들이 곧장 알아보고 제재를 가하도록 한 것이다.
또 선수들의 헬멧도 눈에 잘 띄는 색으로 구분해 심판들이 혼동하지 않고 정확한 판정을 내리도록 도왔다.
담합의 가능성이 사라진 빙판 위에서 선수들은 한층 열띤 경쟁을 펼치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단 한 번의 경기로 태극마크가 결정되던 예전과 달리 선수들은 18~19일 열리는 참가자격대회에서는 24위 안에만 들면 두 번의 타임레이스에 참가할 자격을 얻는다.
특히 43명이 출전하는 여자의 경우, 꼭 상위권에 입상하지 않더라도 포인트에 따라 충분히 타임레이스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작은 포인트 차이에도 태극마크의 주인공이 바뀔 수 있는 만큼 선수들은 예선부터 1점이라도 더 얻고자 불꽃 튀는 접전을 펼쳤다.
선수끼리 부딪혀 빙판을 나뒹구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지만, 대부분 절뚝거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레이스를 마쳤다.
경기를 포기하고 들것에 실려 나가면 포인트를 얻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수들이 한층 빠른 레이스를 펼치면서 끝까지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이어졌다.
이날 남자 1,500m 1위를 차지한 엄천호(한국체대)는 “참가자들이 모두 타임레이스를 준비하면서 속도와 체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김형범 경기이사는 “아무래도 속도 위주로 측정하다 보니 힘 좋고 젊은 선수들이 유리해지는 면은 있다”면서 “한국 쇼트트랙의 강점인 기술적인 완성도도 살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경기 운영방식을 손질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25회 전국 남녀 쇼트트랙 종합선수권대회 겸 2010~2011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자격대회가 열린 18일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 빙상장.
출발선에 자세를 잡은 선수마다 왼팔에 제각기 눈에 띄는 색의 완장을 찬 것이 눈에 띄었다.
각자 소속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서도, 선수들은 이와 상관없이 같은 색의 완장으로 ‘진짜 같은 팀’을 구분했다.
이렇게 두 가지 방식으로 소속팀을 구분한 것은 같은 코치 아래 선수들끼리 서로 돕는 행위를 막으려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묘안이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정수(단국대)가 코치로부터 출전하지 말라는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을 시작으로 선수와 코치들이 거듭 폭로전을 벌이면서 한국 쇼트트랙은 그동안 짬짜미가 자행됐다는 것이 밝혀졌다.
평소 개인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는 선수들이 함께 훈련해 온 동료의 순위를 높여주고자 경기 중 서로 도와줬다는 것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결국 이러한 관행을 없애고자 올해부터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타임레이스(일정 구간의 통과 속도를 겨루는 방식)를 도입하기로 했다.
작전을 빙자한 밀약 행위가 발붙일 수 없도록 순수한 속도만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빙상연맹은 여기에 참가 자격대회에서도 짬짜미가 아예 일어나지 않도록 거듭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우선 참가자격대회에 세 명의 외국인 심판을 초청, 혹시 생겨날지 모를 판정 시비를 미리 방지했다.
하지만 외국 심판들은 국내 쇼트트랙의 사정을 잘 모를 수 있기에, 선수들의 ‘편’을 잘 구별할 수 있도록 함께 훈련해 온 장소에 따라 다른 색의 완장을 차도록 했다.
혹시라도 같은 색의 완장을 찬 선수들이 서로 도우려는 기색이 보이면 심판들이 곧장 알아보고 제재를 가하도록 한 것이다.
또 선수들의 헬멧도 눈에 잘 띄는 색으로 구분해 심판들이 혼동하지 않고 정확한 판정을 내리도록 도왔다.
담합의 가능성이 사라진 빙판 위에서 선수들은 한층 열띤 경쟁을 펼치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단 한 번의 경기로 태극마크가 결정되던 예전과 달리 선수들은 18~19일 열리는 참가자격대회에서는 24위 안에만 들면 두 번의 타임레이스에 참가할 자격을 얻는다.
특히 43명이 출전하는 여자의 경우, 꼭 상위권에 입상하지 않더라도 포인트에 따라 충분히 타임레이스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작은 포인트 차이에도 태극마크의 주인공이 바뀔 수 있는 만큼 선수들은 예선부터 1점이라도 더 얻고자 불꽃 튀는 접전을 펼쳤다.
선수끼리 부딪혀 빙판을 나뒹구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지만, 대부분 절뚝거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레이스를 마쳤다.
경기를 포기하고 들것에 실려 나가면 포인트를 얻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수들이 한층 빠른 레이스를 펼치면서 끝까지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이어졌다.
이날 남자 1,500m 1위를 차지한 엄천호(한국체대)는 “참가자들이 모두 타임레이스를 준비하면서 속도와 체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김형범 경기이사는 “아무래도 속도 위주로 측정하다 보니 힘 좋고 젊은 선수들이 유리해지는 면은 있다”면서 “한국 쇼트트랙의 강점인 기술적인 완성도도 살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경기 운영방식을 손질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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