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 드라마’ …달구벌 달궜다

‘박한이 드라마’ …달구벌 달궜다

입력 2010-10-08 00:00
수정 2010-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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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아내 조명진(31)을 둔 덕분일까.박한이(31.삼성)가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부를 뒤집는 결승 3점포를 쏘아 올리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박한이는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5로 뒤진 8회말 2사 1,2루에서 두산 마무리 정재훈의 높은 포크볼을 힘껏 잡아당겨 우중간 스탠드에 꽂히는 비거리 120m짜리 3점포를 터뜨렸다.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김상수의 적시타로 3-5로 따라붙어 술렁거렸던 대구구장은 박한이의 홈런으로 그야말로 일순간 거대한 함성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딱’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홈런을 직감한 박한이는 양팔을 번쩍 들었고 녹색 다이아몬드를 돌면서 화끈한 홈런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팬과 함께 나눴다.

 종종 어처구니없는 주루사로 선동열 감독에게 경기 중 어이없는 실소만 안겼던 박한이가 예상을 깬 대포로 진짜 함박웃음을 선사한 순간이었다.

 6-5로 경기가 끝나면서 박한이는 최우수선수로 뽑혀 상금 20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을 받았다.

 전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박한이에 유독 기대를 걸었던 선 감독은 이날 이영욱 대신 박한이를 톱타자로 기용하며 결코 빈말이 아니었음을 몸소 입증했다.

 현재 타격 감각은 물론 데이터도 중시하는 선 감독은 두산에 유독 강했던 박한이가 공격의 물꼬를 터주기를 바랐고 박한이는 큼지막한 포물선으로 기대에 100% 이상 보답했다.

 박한이는 올해 두산과 경기에서 타율 0.389를 때리고 13타점을 올리면서 펄펄 날았다.올해 때린 홈런이 11방으로 거포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두산 마운드를 제물로 3방을 뽑아내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1회 첫 타석에서 깨끗한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산뜻하게 출발한 박한이는 3회 낮은 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7회에는 볼넷을 골랐고 마지막 8회 승부를 가른 아치를 그려내며 포효했다.

 박한이가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때리기는 2005년 한국시리즈 이후 5년 만으로 통산 4개째다.

 박한이는 지난해가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으나 불러주는 팀이 없어 남들처럼 대박 계약도 하지 못하고 삼성과 1년간 계약금 3억원,연봉 3억원,옵션 5천만원 등 최대 6억5천만원에 사인,비운의 FA로 불린다.

 팀에서 유망주를 육성하면서 오랫동안 지켜온 중견수와 톱타자 자리를 이영욱에게 내주고 우익수로 이동한 박한이는 그러나 올해 정규 시즌에서 타율 0.301을 때리고 63타점을 올리면서 모범 FA로 평가받았다.

 FA로 마음에 상처를 안을 뻔했지만 지난해 12월 조명진씨와 백년가약을 맺고 혼신의 내조를 받으면서 힘을 내 마침내 가을잔치에서 새로운 전설을 써가기 시작했다.

 박한이는 “노리던 포크볼이 떨어져야 하는데 높게 들어와 홈런을 칠 수 있었다”면서 “큰 경기다 보니 출루를 목적으로 했다.출루하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기뻐했다.

 1회초 수비 때 최준석의 뜬공을 잡은 뒤 홈에 정확히 송구,3루에서 택업하던 정수빈을 잡아낸 장면에 대해서는 “홈에서 잡겠다는 생각은 못했다.공을 제대로 쥐지 못해 공이 떴는데 휘지 않고 포수에게 제대로 갔다”고 설명했다.

 “8회 김상수가 적시타를 때렸을 때 벤치에서 자신감이 넘쳤다.우리 후배들이 경험이 적어 긴장한 게 느껴졌지만 내일은 잘 풀릴 것이다”던 박한이는 “우리는 불펜이 강하기에 점수를 일찍 뽑아 앞서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핵심 선수”라며 성숙한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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