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마운드를 비추는 젊은 에이스 이태양

<프로야구> 한화 마운드를 비추는 젊은 에이스 이태양

입력 2014-07-04 00:00
수정 2014-07-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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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태양이 뜨는 날이잖아요.”

이태양(24)이 등판하는 날에는 한화 이글스 더그아웃에 생기가 돈다.

한화 투수 이태양(24) 사진=한화 이글스 공식 홈페이지
한화 투수 이태양(24)
사진=한화 이글스 공식 홈페이지
3일 잠실 LG 트윈스와 프로야구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태균(32)은 “이태양이 던지는 날이다. 타자들이 잘 쳐주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광민(31)은 “태양이 뜨는 날이니, 우리가 유리할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적장 양상문(53) LG 감독도 “이태양은 이미 궤도에 오른 투수”라며 “그 정도 구위라면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태양을 높게 평가했다.

한화는 이날 LG에 4-5로 역전패하며 5연패 늪에 빠졌다. 그러나 경기 뒤 김응용 감독을 비롯한 한화 선수단은 미안한 마음을 담아 이태양의 투구를 칭찬했다.

이태양은 6⅔이닝 동안 10피안타를 내줬지만 실점을 3점으로 최소화했다.

그는 6월 1일 대전 SK 와이번스전부터 시작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행진을 여섯 경기째 이어가며 에이스의 입지를 굳혔다.

출발은 불안했다.

이태양은 1회말 2사 후 박용택에게 선제 좌월 솔로포를 허용했고, 2회와 3회에도 한 점씩을 내줬다.

하지만 한화의 젊은 에이스 이태양은 더는 무너지지 않았다.

4회말 선두타자 손주인에게 좌익수 쪽 2루를 맞고 최경철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위기에 몰렸지만 오지환과 임재철을 2루수 뜬공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5회 2사 후 이병규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고 채은성의 타석 때 3루수 송광민이 포구 실책을 범해 2·3루에 처하고도 김용의를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한화 타선은 6회초 고동진과 최진행의 적시타로 두 점을 얻고, 7회 1사 1루 터진 정근우의 좌중월 역전 투런포로 반격을 가했다.

이태양은 4-3으로 앞선 7회말 2사 후 마운드를 넘기며 시즌 4승을 꿈꿨다. 마침 이날은 이태양의 생일이었다.

그러나 LG가 8회말 역전 점수를 내며 전세를 뒤엎었다.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이날 이태양은 최고 시속 148㎞의 묵직한 직구와 빠르게 떨어지는 포크볼, 날카롭게 휘는 슬라이더를 구사하며 젊은 에이스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이태양의 매력은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소화한다는 점이다.

5월부터 선발진에 투입돼 다른 선발 투수보다 4∼5경기 적은 11차례 선발로 나선 이태양은 8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고, 이 중 5번이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였다.

평균자책점 3.59로 이 부문 6위에 자리한 이태양은 등판 횟수가 적어 불리한 퀄리티스타트 부문에서 공동 9위에 올라 있고,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에서는 공동 6위에 위치했다.

김응용 감독은 “그 정도로 길게 던져주니 우리 팀 에이스가 맞다”고 했다.

팀 타선과 불펜진의 도움을 받지 못해 시즌 3승(3패)에 그치고 있지만, 이태양의 등판하는 날에는 최하위 한화도 “승리할 수 있다”는 의욕을 보인다.

상대팀은 ‘이태양이 등판하는 날’은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다.

에이스가 등판하는 날, 양쪽 더그아웃에서 감지되는 분위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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