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뒷얘기 공개
29년 만에 세계 정상에 등극한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의 박종욱 감독이 어린 선수들을 훌륭하게 이끌었던 ‘비결’을 공개했다.한국 야구 미래 짊어질 리틀야구 대표팀
미국에서 열린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장충리틀야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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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1985년 연속 우승 이후 무려 29년 만의 쾌거였다.
박 감독은 1일 서울 장충리틀야구장에 마련된 우승 기념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에게 ‘이기면 쇼핑이나 수영을 하게 해주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끼니마다 빵만 나와서 저도 아이들도 힘들었다”면서 “그래서 이기면 쌀, 즉 한식을 주겠다고도 했다”며 웃었다.
세계무대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지도자인 그에게도 큰 배움의 무대였다.
박 감독은 “경기 전에는 저도 격려하려고 하는데 막상 경기 중에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거나 할 때도 있다”며 “그런데 다른 팀 외국인 코치들은 정말 칭찬이나 격려만 하더라”고 떠올렸다.
그는 “어린 선수들을 다잡을 때는 그렇게 해야겠지만 저 역시 많이 배웠다”고 돌아봤다.
정상에 오르고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뒷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도 한국과 비교되는 미국의 리틀야구 시설에 대한 말을 꺼낼 때는 진지해졌다.
박 감독은 “우리나라 프로야구보다 환경이 좋았다”면서 “저나 선수들 모두 천연잔디 구장은 처음이라 느리게 굴러오는 타구에 익숙지 않았다. 한국의 인조잔디 구장에서 했던 병살 훈련 대신 안전하게 한 명만 잡는 쪽으로 가야 했다”고 털어놨다.
리틀야구에 대한 지원 규모에 놀랐다고도 했다.
그는 “주최 측에서 항공권 등 팀당 최소 1억원 정도를 지원했고, 현지에 가니 30만원짜리 배트 13자루도 주더라”고 혀를 내두르면서 “운동장, 취재 열기, 대표팀 대우 등에 놀랐다. 다른 감독님들도 꼭 경험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장차 한국 리틀야구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번 대회 한국 팀의 강점 중 하나는 체격과 파워였는데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고 대표팀의 장점을 꼽았다.
이어 “29년 만에 우승했는데, 그 시차는 앞으로 줄어들 것이고 또 줄어들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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