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태권도 금메달로 상처 씻은 최영석 감독

<아시안게임> 태권도 금메달로 상처 씻은 최영석 감독

입력 2014-10-01 00:00
수정 2014-10-0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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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 아시안게임 태권도에 걸린 첫 번째 금메달은 9월 30일 여자 49㎏급 경기에 출전한 차나팁 손캄(태국)의 목에 걸렸다. 손캄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지난해 멕시코 푸에블라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으로 애초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하지만 이 금메달은 지난 10여 년을 태국 태권도와 함께 해온 한국인 지도자 최영석(40) 감독에게는 의미가 남다른 메달이었다.

최영석 태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감독은 최근 적지 않게 마음고생을 했다.

태국 대표팀을 이끌고 지난 7월 경주에서 열린 코리아오픈국제대회에 참가했던 최 감독은 당시 여자 대표 선수 하나가 경기를 앞두고 출전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 감독에게 얼굴과 배를 구타당했다고 주장해 곤경에 처했다.

최 감독은 선수가 경기 시작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실격 처리될 뻔해 다른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훈육하면서 가볍게 친 것은 사실이지만 때리지는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그 선수는 최 감독이 태국의 취약 체급인 중량급에서 세계 정상급으로 키워보려고 공을 들이던 선수였다.

당시 대회를 마치고 선수단이 돌아간 뒤 최 감독은 가족과 함께 사흘간 더 서울에 머물다가 다시 태국으로 건너갔다. 이 사이 태국에는 최 감독이 대표팀을 그만 맡기로 했다는 말이 돌았다.

태국태권도협회가 먼저 나서서 최 감독에게 잘못이 없다고 밝히면서 그를 붙잡았다.

선수의 주장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에는 최 감독을 지지하는 팬 페이지가 개설됐다.

’구타당했다고 주장한 선수와 최 감독 중 누가 옳으냐’는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는 98%대 2%로 최 감독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최 감독 말로는 입국할 때 현지 공항에 2천여명의 팬이 나와 그를 환영했다.

최 감독은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가 컸지만 태국에서의 지난 10여 년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면서 “태국 국민의 태권도에 대한 열정을 저버릴 수 없다”고 태국 대표팀 감독직은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어 “선수 지도는 지금까지 하던 대로 똑같이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태국에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올림픽 금메달까지 약속했으니 일단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2002년부터 12년째 태국 태권도 대표팀을 이끄는 최 감독은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비롯해 3회 연속 올림픽 메달 등을 안기면서 태국 태권도를 신흥 강호로 키운 지도자다.

호랑이띠인데다 선수들을 엄하게 지도해 태국 언론으로부터 ‘타이거 최’라는 애칭까지 얻은 최 감독은 2006년 태국체육기자협회에서 주는 최우수지도자상을 탔고 그해 말 왕실로부터 훈장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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