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런던 스타일’ 방망이 쇼

MLB ‘런던 스타일’ 방망이 쇼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19-06-30 23:28
수정 2019-07-0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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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레드삭스 ‘런던 시리즈’ 1차전

양팀 30득점 폭발, 경기시간 5시간 육박
美서 흙 345t 공수·佛산 인조잔디 깔아
해리 왕자 부부에 유아용 유니폼 선물도
영국 6만여 관중들이 30일(한국시간)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의 유럽 첫 정규경기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1차전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런던 USA투데이 연합뉴스
영국 6만여 관중들이 30일(한국시간)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의 유럽 첫 정규경기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1차전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런던 USA투데이 연합뉴스
축구광 영국인들의 관심을 끌려면 방망이를 휘둘러라. 임시 야구장을 꽉 채운 6만 관중 앞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호적수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30점을 주고받는 화끈한 난타전을 벌였다.

30일(한국시간) 역사적인 첫 런던 시리즈 1차전 승자는 레드삭스를 17-13으로 누른 양키스였다. 미 메이저리그(MLB)가 추진하는 ‘야구의 세계화’ 일환으로 유럽에서 처음 열린 정규경기에 걸맞은 화끈한 방망이쇼였다.

아스널, 첼시, 토트넘 등 세계적인 축구팀이 즐비한 런던에는 국제 규격에 맞는 야구장이 없다. 이에 따라 2012 런던올림픽 주 경기장으로 세워져 현재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홈구장인 런던 스타디움이 야구장으로 개조됐다. 투수 마운드, 더그아웃, 파울 폴 등 야구 시설이 새로 설치됐고, 야구장 그라운드에 덮일 흙 345t은 미 펜실베이니아에서 공수됐다. 축구장 천연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1만 3000㎡가 넘는 프랑스산 인조잔디가 깔렸다.

뜨거운 타격전으로 다양한 기록이 쏟아졌다. 양 팀 선발투수로 나선 릭 포셀로(31·레드삭스)와 다나카 마사히로(31·양키스) 모두 1이닝도 채우기 전 6자책점을 내준 채 강판됐다. 1회초 투런포를 쏜 애런 힉스(30·양키스)는 유럽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양 팀이 기록한 30득점은 2009년 8월 양키스가 20-11로 레드삭스를 누른 다음으로 나온 두 번째 최다 득점이었다. 경기시간도 4시간 42분으로 9이닝 기준 역대 세 번째였다.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뉴욕 양키스로부터 선물 받은 아들 아치의 유니폼을 들어 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뉴욕 양키스로부터 선물 받은 아들 아치의 유니폼을 들어 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경기엔 관중 5만 9659명이 지켜봐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미국과 영국의 양국 대형 국기가 등장했고 양국 국가가 울려 퍼졌다. 해리 왕자, 미국인 메건 마클 왕자비도 이날 경기를 관람했다. 양키스와 레드삭스는 해리 왕자 부부에게 최근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새긴 유아용 유니폼을 선물로 증정했다. 경기가 끝난 후 런던의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들은 보기 드문 야구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더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19-07-0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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