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0.01초” 배추보이 이상호, 스노보드 평행 4강 좌절 후 한 말

“통한의 0.01초” 배추보이 이상호, 스노보드 평행 4강 좌절 후 한 말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2-08 18:36
수정 2022-02-0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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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서 아쉬운 탈락

‘소치 2관왕’ 와일드에 0.01초 차 석패
“꼭 메달 따서 기분 좋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쇼트트랙 판정’ 분위기 못 바꾼 아쉬움 토로
올시즌 랭킹 1위… 예선 1위로 본선 순항
유력 ‘금메달 0순위’였으나 꿈 4년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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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얼굴 감싼 이상호
[올림픽] 얼굴 감싼 이상호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준결승 경기에서 0.01초 차이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2.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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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아! 0.01초’ 아쉬워하는 이상호
[올림픽] ‘아! 0.01초’ 아쉬워하는 이상호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준결승 경기에서 빅 와일드(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게 0.01초 차로 져 아쉬워하고 있다. 2022.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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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질주하는 이상호
[올림픽] 질주하는 이상호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준결승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다. 2022.2.8 연합뉴스
설상 종목에서 한국 최초 금메달리스트가 되겠다던 스노보드 간판 ‘배추 보이’ 이상호(27·하이원)의 꿈이 단 0.01초 차이로 멈춰섰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 종목 은메달에 땄던 이상호는 2021-22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부문 종합 랭킹 1위를 달리며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후보 0순위’로 꼽혔고, 예선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기 때문에 간발의 차로 놓친 메달에 아쉬움이 더했다. 

이상호는 경기 직후 “제가 메달을 꼭 따서 (국민 여러분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드리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상호 “쇼트트랙 불미스러운 판정
너무 아쉬웠는데 제가 못해 아쉽”
이상호는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8강에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2관왕(평행대회전·평행회전)인 36세 베테랑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빅토르 와일드에 불과 0.01초 뒤져 4강행이 좌절됐다.

평행대회전은 스노보드를 타고 스피드를 겨루는 스노보드 알파인 종목 중 하나로, 정해진 코스를 가장 먼저 내려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가 승리한다. 두 선수가 곡선 코스를 나란히 내려오는 모습으로 ‘평행’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16강 토너먼트부터는 기록보다 옆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경쟁자를 조금이라도 앞질러야 다음 라운드에 오를 수 있다.

지금까지 이상호의 경기력은 매우 좋았다. 언론 인터뷰에서도 “컨디션이 좋다. 좋은 성적을 기대해 달라”며 자신감을 표했던 그는 예선부터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금메달을 향해 순항했다. 이상호는 예선 1·2차 시기 합계 1분 20초 54를 기록, 출전 선수 32명 중 1위에 올라 명성을 입증했다. 

토너먼트 첫 경기인 16강에서도 안정된 레이스를 펼치며 다니엘레 바고차(이탈리아)를 0.92초 차이로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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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배추보이’의 질주
[올림픽] ‘배추보이’의 질주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16강전에서 질주하고 있다. 2022.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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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얼굴 감싼 이상호
[올림픽] 얼굴 감싼 이상호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준결승 경기에서 0.01초 차이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2.2.8 연합뉴스
평창서 0.01초 차로 결승 갔는데
8강서 간발의 차 탈락에 얼굴 감싸  
8강이 고비였다. 이상호는 8강전 초반 레이스에서 0.07초 뒤졌지만 중반을 지나며 0.03초 차로 앞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막판 기문의 폴에 살짝 걸리며 속도가 줄어든 영향 속에 와일드의 막판 스퍼트로 0.01초 차이로 늦게 들어왔다.

이상호는 경기 직후 얼굴을 감싼 채 매우 아쉬워했다. 

4년 전 평창에선 4강전 막판 스퍼트로 잔 코시르(슬로베니아)에게 0.01초 차로 승리해 결승 진출을 일궈냈던 이상호는 이번엔 0.01초 때문에 돌아서고 말았다.

경기를 끝낸 뒤 이상호는 “주위에서 기대하신 금메달을 갖고 오지 못했지만 그래도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하자는 제 개인적인 목표는 이뤘기 때문에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저도 빙상 종목에서 메달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팬의 한 명으로 응원했는데 어제 불미스러운 판정으로 너무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면서 “제가 또 열심히 해서 메달을 획득, 기분 좋게 만들어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전날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중국에 유리한 편파 판정으로 우리 선수들이 피해를 본 뒤 우리 선수단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하려 했지만 5위에 머문 아쉬움을 털어놓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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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0.01초에 날아간 꿈
[올림픽] 0.01초에 날아간 꿈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준결승 경기에서 0.01초 차이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2.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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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질주하는 이상호
[올림픽] 질주하는 이상호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준결승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다. 2022.2.8 연합뉴스
정선 배추밭 개량 썰매장서
첫 스노보드 타 ‘배추 보이’ 별명 
이상호는 4년 전 은메달을 따면서 베이징에서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1월 어깨 탈구로 수술대에 올랐고 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러 어려움을 다 극복했던 이상호다.

4㎝가 늘어난 189㎝ 플레이트(스노보드 본체)에 빠르게 적응했고, 2021-22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에 7차례 나가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특유의 열정과 정신력으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혀왔다.

이상호는 전날 쇼트트랙 대표팀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메달을 놓친 것을 떠올리며 “(아직 첫 메달도 따지 못해)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분위기인데 내가 꼭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0.01초를 극복하지 못하며 올림픽을 마감하게 됐다. 

이상호는 강원 사북 출신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정선 썰매장에서 처음 스노 보드를 탔다. 배추는 정선군 특산물이다. 이 때문에 이상호의 별명이 ‘배추 보이’다.

이상호는 2017년 3월 FIS 월드컵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키 첫 월드컵 메달리스트가 되더니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스노보드 스타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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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배추보이’ 이상호의 질주
[올림픽] ‘배추보이’ 이상호의 질주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준결승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2.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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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한의 0.01초
통한의 0.01초 이상호가 8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질주하고 있다. 2022.2.8 뉴스1
이상호 꺾은 와일드는 동메달
37살 카를 생애 첫 금메달
한편 이상호를 꺾고 올라간 와일드는 준결승전에서 팀 마스트나크(슬로베니아)에게 0.48초 차로 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으나 3위 결정전에서 롤랑 피슈날러(이탈리아)의 완주 실패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결승전에서는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이 마스트나크를 0.82초 차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카를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금메달 5개를 보유했으나 올림픽에선 2010년 밴쿠버 대회 평행대회전 은메달, 소치 대회 평행회전 동메달만 따 37세에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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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중국 장자커우 젠팅 스노우 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 결승에서 37살에 생애 첫 금메달을 따낸 오스트리아의 벤자민 칼이 시상대 단상에 입을 맞추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2-02-08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중국 장자커우 젠팅 스노우 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 결승에서 37살에 생애 첫 금메달을 따낸 오스트리아의 벤자민 칼이 시상대 단상에 입을 맞추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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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리스트 오스트리아의 벤자민 칼이 8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시상식에서 시상대에 입맞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2022-02-08
금메달리스트 오스트리아의 벤자민 칼이 8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시상식에서 시상대에 입맞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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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리스트 오스트리아의 벤자민 칼이 8일 장자커우 젠팅 스노파크 P&X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 대회전 결승전을 마친 후 시상대에서 손을 번쩍 들어 기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2.02.08
금메달리스트 오스트리아의 벤자민 칼이 8일 장자커우 젠팅 스노파크 P&X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 대회전 결승전을 마친 후 시상대에서 손을 번쩍 들어 기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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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아, 이상호
[올림픽] 아, 이상호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준결승 경기에서 0.01초 차이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2.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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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에서 이상호를 8강에서 0.01초 차이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 동메달을 따낸 러시아의 빅터 와일드의 수상 모습. AFP 연합뉴스 2022-02-08
베이징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에서 이상호를 8강에서 0.01초 차이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 동메달을 따낸 러시아의 빅터 와일드의 수상 모습. AFP 연합뉴스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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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배추보이’ 이상호, 준결승 진출 실패
[올림픽] ‘배추보이’ 이상호, 준결승 진출 실패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준결승 경기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이상호는 이날 0.01초 차이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22.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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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아쉽지만 괜찮아
이상호, 아쉽지만 괜찮아 이상호가 8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아쉽게 탈락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고오 있다. 2022.2.8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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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너무 아쉬워
[올림픽] 너무 아쉬워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준결승 경기에서 0.01초 차이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2.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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