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유럽 자존심… 둘중 하나는 운다

남미·유럽 자존심… 둘중 하나는 운다

입력 2010-06-30 00:00
수정 2010-06-30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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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우승 노리는 브라질 vs 12경기째 무패 네덜란드

얄궂은 운명의 두 팀이 만났다. 벌써 월드컵 본선에서만 4번째 격돌이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세계 랭킹 1위)과 ‘오렌지군단’ 네덜란드(4위)가 다음달 2일 남아공월드컵 본선 8강전에서 12년 만에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은 ‘창’과 ‘창’의 대결이라고 할 정도로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남미와 유럽간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에 지구촌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역대 A매치 상대전적은 브라질이 3승4무2패로 근소하게 앞선다. 하지만 월드컵 무대에서는 두 팀 모두 1승1무1패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팀의 첫 대결은 1974년 서독 월드컵이었다. 당시에는 요한 크루이프를 앞세운 네덜란드가 2-0으로 삼바군단 브라질을 격파했다. 두 팀이 다시 월드컵 본선에서 만난 건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였다. 1994년 미국월드컵 8강에서는 브라질이 3-2로 설욕에 성공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4강에서 두 대회 연속으로 만나게 된 두 팀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승부차기 끝에 브라질이 신승했다. 두 대회 연속 브라질에 패해 우승컵에 도전할 기회를 날려버린 네덜란드는 12년 만에 벼르고 별렀던 세기의 설욕전을 갖게 됐다.

카를로스 둥가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은 말이 필요없는 세계 최강팀. 월드컵 최다 우승팀인 브라질은 통산 6번째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 공격력에 ‘실리축구’를 가미해 막강한 조직력까지 갖췄다. 카카(레알 마드리드)와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 호비뉴(산투스)가 조화를 이루는 삼각편대의 위력은 당해내기 쉽지 않다. 포백 수비는 더 탄탄해졌고, 중원에서의 날카로운 침투 능력도 돋보인다. 이미 3장의 경고를 받은 카카의 경고 누적만 조심한다면 우승으로 가는 티켓을 따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토털사커의 대명사인 네덜란드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는 조별 예선 8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 뒤 조별리그와 16강전 포함 12경기째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부상으로 조별리그 1, 2차전에 모두 결장했던 세계 최고의 윙어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복귀해 슬로바키아와의 16강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공격력에 날개를 달았다.

두 팀은 2000년 이후 평가전조차 치른 적이 없어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가장 최근 열린 경기는 1999년 9월11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친선경기로 2-2 무승부였다. 이번에 이기는 팀은 가나(32위)와 우루과이(16위)의 승자와 4강전에서 맞붙게 돼 8강전 승리가 사실상의 결승행 티켓을 손에 쥐는 것이나 다름없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10-06-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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