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전차군단’ 독일이 2010 남아공월드컵축구대회에서 남미의 양대 산맥 아르헨티나를 무너뜨리고 4강에 진출했다.



독일은 4일(한국시간) 케이프타운의 그린포인트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2골을 넣은 미로슬라프 클로제를 비롯해 토마스 뮐러(이상 바이에른 뮌헨), 아르네 프리드리히(헤르타 베를린)가 번갈아 골을 터뜨려 아르헨티나를 4-0으로 완파했다.

조별리그에서 세르비아에 0-1로 패하는 등 대회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독일은 녹다운 방식으로 치러진 16강전에서는 잉글랜드를 4-1로 물리친데 이어 8강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에 완승을 거두는 무서운 저력을 뽐냈다.

독일은 또 4년 전 독일월드컵 8강에서도 아르헨티나를 승부차기로 꺾은데 이어 다시 승리를 거두면서 큰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전날 벌어진 8강전에서 브라질이 네덜란드에 역전패를 당해 탈락한 뒤 아르헨티나마저 탈락하면서 남미축구의 자존심이 완전히 구겨졌다.

독일은 8일 오전 3시30분 파라과이-스페인 경기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첫 골은 두팀이 탐색전을 채 마치기도 전에 터져 나왔다. 전반 3분 아르헨티나 진영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은 독일의 바스티안 슈바인스타이거(바이에른 뮌헨)가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뮐러가 머리로 받아 넣어 선제골을 뽑았다.

아르헨티나의 느슨한 수비 덕에 미드필드를 장악할 수 있었던 독일은 슈바인스타이거의 정확한 패스와 루카스 포돌스키(쾰른)의 위력적인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하지만 전열을 가다듬은 아르헨티나는 전반 20분이 지나면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의 콤비 플레이가 살아났다.

전반 22분 메시의 스루패스가 페널티지역 안에 있던 테베스에게 연결됐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고 6분 뒤 메시가 독일의 오른쪽 진영을 파고들었지만 볼은 골문을 빗나갔다.

독일은 전반 24분 뮐러가 페널티지역 안을 돌파하며 클로제에게 연결했지만 클로제의 슛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아르헨티나는 후반들어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며 맞섰지만 독일의 기동력을 막을 수 없었다.

독일은 후반 23분 뮐러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포돌스키에게 절묘하게 패스했고 포돌스키의 패스를 받은 클로제는 골키퍼가 없는 골문을 향해 가볍게 두번째골을 넣었다.

6분 뒤에는 슈바인스타이거의 드리블이 빛났다. 아르헨티나 진영 왼쪽을 파고들던 슈바인스타이거는 수비수 여러명을 가볍게 제친 뒤 프리드리히에게 연결, 세번째골을 도왔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는 메수트 외질(브레멘)의 패스를 받은 클로제가 4-0을 만들며 아르헨티나의 넋을 완전히 빼놓았다.

2골을 기록한 클로제는 월드컵 통산 14골을 넣어 최다 득점자인 호나우두(브라질)의 15골에 1골차로 다가섰다.

독일은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지만 뮐러가 핸드볼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4강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된 것이 아쉬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