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화제(爆彈話題)-고해실(告解室)의 성문답녹음(性問答錄音) 폭로

폭탄화제(爆彈話題)-고해실(告解室)의 성문답녹음(性問答錄音) 폭로

입력 2010-04-13 00:00
수정 2010-04-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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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서울 73년 4월 22일호 제6권 16호 통권 제 2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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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총본산이 자리 잡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지금 『성당의 「섹스」』 논쟁이 한창이다. 두 남녀 「저널리스트」가 고해소에서 가공(架空)의 「섹스」 참회를 하여 이에 대답한 점잖은 신부들의 반응을 녹음, 세상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로마」 교황청은 이들을 「영혼의 스파이」로 심판한 후 파문을 선언-.


「가톨릭」 교의 신자와 신부 두 사람이 은밀한 교회의 고해소에서 행하는 죄의 참회인 고해성사(告解聖事)는 가장 엄숙한 성교회의 의식이다.

신자는 하나님과 그 권위를 대리한 고해신부에게 자신이 범한 「죄」를 낱낱이 고백하면 신부는 그 죄에 대한 조언(助言)과 사면을 해준다. 「로마·가톨릭」이 갖고 있는 핵심적인 비적(秘跡)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이 고해의 비밀은 죄를 고백한 신자와 그것을 들은 신부 두 사람만이 간직할 뿐 결코 밖으로 누설되어서는 안된다. 고해의 비밀보안이 「가톨릭」교의 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가톨릭」탄생 이후 지켜져오던 극비가 「놀베르트·파렌치니」와 「클라라·디·메리오」라는 두 젊은 남녀「저널리스트」에 의해 깨지고 만 것이다.

그렇다고 남의 고해를 엿듣고 공개한 것은 아니다. 이 두 남녀는 스스로 꾸민 「섹스」행각의 각본을 성스러운 고해소에서 고해신부에게 털어놓고 신부의 반응을 일일이 녹음한 후 『성당의 「섹스」』라는 단행본으로 엮어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그들이 꾸민 고해의 내용이 「섹스」에 관한 것이고 이에 대한 신부의 반응이 다채로워 이 단행본은 「이탈리아」전역에서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게 된 것이다.

이들의 「섹스」죄 고해 행각은 「이탈리아」전역의 교회에 걸쳐 행해졌다. 각본인 줄은 꿈에도 모를 수밖에 없는 신부와의 진지한 대화를 낱낱이 비밀 녹음을했는데 무려 6백32편에 이른다니 그 양도 놀랍다. 이 가운데 흥미 있는 것으로 1백12편을 재편집, 지난 3월23일 「이탈리아」북부도시인 「파드파」라는 곳의 「말리시오」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간행했는데 초판 3천 부는 그야말로 날개가 돋친 듯 몇 시간만에 매진되는 성황을 이루었던 것.

단행본이 되어 나오기 전에 「에스·플레스」라는 주간지가 14「페이지」에 걸쳐 특집을 했기 때문에 구미가 바짝 당긴 독자들이 출판사 앞에 모여들어 앞을 다투어 사간 것이었다.

『성당의 「섹스」』에 실린 대화 내용의 한 예를 보면….

「밀라노」의 「생주세페」교회의 고해소에 「파렌치니」가 나타난다. 그는 연인과 혼전육체관계를 가졌다고 고해신부에게 고백을 한다. 『혼전교섭은 두 사람의 성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했다』고 신부에게 변명을 늘어놓았다. 신부가 그러다가 어린애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그녀가 임신하지 않는 시기를 택했다고 고백.

『언제나 당신들은 완전한 성행위를 하는가』

『물론이지요』

『다시 말해서 당신의 「섹스」는 여성의 그 속에 완전히 넣는다는 건가?』

『물론 그래야지요. 그래야 되지 않습니까?』

여기에서 신부와 신자 사이에는 욕망을 눌러야 한다느니 누르기가 어렵다느니 「섹스」논쟁이 벌어지게 된다.

마침내 신부가

『욕망을 누르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

『그렇다면 「마스터베이션」이라도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이렇게 진전되자 당황한 신부는 자기는 그런 것을 모른다고 잘라 말한 뒤 거리의 여자도 있지 않느냐고 얼떨결에 말한다. 꼬투리를 잡은 그가 신부께서 창녀와의 「섹스」를 권하는 것이냐고 따지니까 궁지에 몰려 마침내는 『만약 당신이 혼전교섭을 정당한 것이라고 믿는다면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고 단념어린 투로 결론짓고는 기도문을 다섯 번 외라고 지시하는 것이다.

대부분이 「섹스」에 대해 어둡고 경건한 신부들이라 이들의 대담한 고백에 당황하기가 일쑤였는데 더러는 상당히 호기심을 갖고 묻는 신부가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모데나」의 「텐피오·모뉴멘타레」교회에서의 일이다.

「파렌치니」는 두 아이의 아버지로 자처하고 아내와의 피임에 대해 신부에게 말을 걸었다. 임신을 하지 않게 기술적으로 성교를 하면 어떤가라고 물은 것이다. 신부의 말은 단호히 『노』. 도대체 그런 성교는 어떻게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정자가 여체 속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정자를 어디다 배출한다는 것인가?』

『「섹스」행위의 「클라이맥스」때 아내로부터 그것을 빼내는 것이지요』

이런 대답에 대해 신부는 그런 짓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분노한다. 피임약을 써도 안된다고 한다.

『임신을 피할 수 있는 날을 택해 하면 좋지 않은가? 여성의 임신 기간은 한 달 동안 4일 있을 터인데-』

이런 신부의 말에 반드시 그날 임신을 꼭 안 한다는 보장이 있느냐고 따지면서 역시 안전한 방법은 행위 도중에 빼내는 것이 제일이라고 우긴다. 사려에 잠긴 신부가 마침내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만약 당신 아내가 그것을 요구하면 그래도 할 수 없다. 그런 경우 죄는 아내에게 있기 때문이다』 신부는 가정의 평화를 중요시하는 「가톨릭」의 교시를 적용했다.

똑같은 경우의 고해를 이번에는 다른 교회에서 여자인 「메리오」양이 했다. 자기와 남편은 임신을 피하기 위해 불완전한 성교를 하고 있다고 고백한 것이다.

『남편은 어떻게 요구하든 당신까지도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 당신까지 죄를 짓게 되고 파문된다. 「빨리 빼세요」-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잠자코 남편이 하는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그래도 혹시나 임신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남편에게 그렇게 말해야 하거든요』

대답하는 신부도 요령이 좋아서 제각기 고해하는 측에 유리하게 대답해 주고 있다.

『성당의 「섹스」』라는 이 단행본의 서문은 「피에르·돈데노」라는 「저널리스트」가 썼는데 그는 이 기록을 높이 평가하면서 『참회자와 신부가 마음 속을 털어놓고 한 이런 대화야말로 사회문화적 「텍스트」로서 가치가 있다』고 극찬.

그러나 「바티칸」의 노여움은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 「바티칸」의 신문은 『성당의 「섹스」』가 거짓투성이의 악서이며 이것을 만든 두 남녀 「리포터」는 「영혼의 스파이」라고 지탄했다. 교황「바오로」6세는 「테이프·레코드」로 고백실의 비밀을 모독한 그들은 자동적으로 교회에서 파문된다고 언명했다. 이 밖에 기독교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일제히 비난을 쏟고 『성당의 「섹스」』의 판매금지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파문된 두 남녀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현대의 고백실에서 신부와 신자 사이의 대화의 어려움을 우리들은 생생히 기록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을 「스캔들」로 취급해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신자들의 토론 재료로 했으면 좋겠다』고-. 어쨌든 지금 이 사건으로 「이탈리아」전역이 떠들썩하다.

<빈(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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