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철강·알루미늄 관세전쟁 …‘승자와 패자는’

트럼프발 철강·알루미늄 관세전쟁 …‘승자와 패자는’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3-02 10:06
수정 2018-03-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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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철강업체·다국적 아르셀로미탈은 수혜자 그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침내 관세전쟁의 칼을 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일률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1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길을 간다면 전 세계에 걸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며 트럼프발(發) 철강·알루미늄 관세전쟁의 예상되는 ‘승자’와 ‘패자’를 점쳤다.

우선 가장 확실한 승자로는 미국 철강업체들이 꼽힌다.

뉴코그룹, AK스틸 홀딩스, US스틸 등이 가장 큰 열매를 따 먹게 될 것으로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이들 회사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일제히 올랐다.

이들 회사는 중국, 한국 등에서 들여오는 철강제품과 그동안 불공정한 경쟁을 한다고 불만을 터트려왔다

철강 시세업체 메탈불리틴에 의하면 미국 내 열연코일 가격은 톤당 780달러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반면 미국의 이웃 국가인 캐나다, 멕시코, 그리고 브라질은 패자가 될 공산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흔히 중국 철강업자들이 값싼 제품을 덤핑하는 ‘물귀신 작전’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미국에 가장 많은 철강을 파는 나라는 캐나다와 멕시코, 브라질이다.

일률 관세는 이들 나라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미국의 관세 결정에 보복하겠다는 경고를 내놨다.

미국 내 공장 근로자들은 승자도, 패자도 아닌 복잡한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철강업체가 많은 펜실베이니아, 인디애나, 미시간 주의 공화당 의원들은 중간선거에 희소식이 왔다며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다.

반면 철강이 아닌 다른 제조업체가 많은 주의 근로자들은 여러 면에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일례로 맥주캔을 만드는 회사는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알루미늄 관세가 제조원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기 때문이다.

네바다의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 인베브 공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고를 촉구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시아 철강업체도 당연히 패자다.

JFE홀딩스, 고베철강 주식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철강 전쟁이 야기할 국제관계의 경색 역시 패자로 볼 수 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수석 경제자문관을 워싱턴DC로 급파해 로비를 벌였지만 허사였다. 유럽연합(EU)도 타격을 받을 것이 뻔하다.

별 관계가 없을 것처럼 보이는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패자에 속한다.

블룸버그는 철강 관세전쟁을 ‘두더지 잡기’에 비유했다. 두더지가 튀어나온 구멍 한 곳을 때리면 다른 곳으로 도망가는 식으로 여파가 미친다는 것이다.

철강 관세전쟁으로 무역 통로가 막히면 동남아시아 시장도 얼어붙기 마련이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은 승자에 속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아르셀로미탈은 세계 곳곳에 공장이 있다. 브라질에도 있고, 미국 앨라배마에도 있다. 주판알을 튀겨봐야겠지만 유리한 측면이 더 많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아르셀로미탈은 뉴욕 원월드트레이드센터의 골조 공사에 철강을 댔다.

미국의 자동차 딜러들은 쓴맛을 느끼는 ‘패자 그룹’이다.

최근 몇 달 사이에 자동차가 팔리지 않아 죽을 맛인 딜러들에게는 원가 상승 압박을 받게 될 철강 관세 소식이 반가울 리 없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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