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추구 ELS 대안” “해외국채 수익 짭짤”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다. 3.6%인 물가상승률이 연 3.50~3.55% 수준인 은행 예금금리를 앞질렀다. 그러다 보니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다. 그렇다고 빼서 투자할 곳도 마땅치 않다. 코스피 1900 고지를 눈앞에 둔 증시, 부동산 가격, 금값이 이미 최고점을 찍은 상태라 잘못하면 ‘상투잡기’로 끝날 수 있다.부자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이 시기에 적절한 재테크 전략에 대해 물어봤다. PB들은 목표 수익률을 예금금리보다 약간 높은 6~8% 정도로 잡고 손실을 최대한 줄이면서 틈새 이익을 노리는 상품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은행의 정기예금을 대신할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는 보수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조성만 신한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현 시점의 목표 수익률은 다소 낮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6%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조 팀장이 추천하는 투자상품은 주가연계증권(ELS)이다. 그는 “국내 증시가 40% 이상 떨어지지만 않으면 연 10%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매입하고 있어 연말까지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해외 채권형 상품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러시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자원이 풍부한 신흥경제국의 국채 수익률은 연 8%에 이른다. 정상영 하나은행 선릉역 골드클럽 PB팀장은 “브라질 국채의 경우 1년에 12%의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주식형과 해외 채권형에 각각 50%씩 투자할 경우 장기적으로 연 7~8%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가연계상품 대신 대안상품에 투자하라는 의견도 있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은 “주가가 계속 오를 수도 있지만 하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스팩, 발틱해운지수(BDI) 관련 상품 등 주가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안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스팩은 상장된 기업인수목적회사에 투자하는 사모형 주식형펀드로 장기 투자형 상품에 속한다. 글로벌 선박 물동량을 나타내는 BDI의 파생상품은 경기가 호황으로 갈수록 수익률이 좋다. 위험에 대비해 원금이 보존되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금리가 낮다고 무턱대고 은행 예금을 빼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PB팀장은 “종잣돈을 모으는 중이라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저축을 하는 것이 맞다.”면서 “자산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재평가한 뒤 주식투자 비중을 정해야 상투를 잡는 실수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0-10-06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