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판매수입 증가율, 판매량의 4배…“전기요금 오른 탓”2011년 114억 투자한 출자회사 4년 내리 ‘적자’ 행진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판매량과 비교해 월등한 수입을 거뒀지만, 정작 수익을 자신하며 투자한 사업은 시작부터 매년 10억원 안팎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전력난 등을 이유로 전기요금을 꾸준히 올려 판매수입을 5∼10%가량씩 계속 늘리고도 이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세금’과도 다름 없는 전기요금을 까먹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4일 국회예산정책처와 한전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내놓은 ‘2015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 평가’ 보고서에 최근 5년간 한전의 전력판매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0년 43만4천160GWh에서 2015년 48만3천655GWh로 11.4%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전력판매수입은 37조3천901억원에서 53조9천637억원으로 늘어나 판매량보다 4배 가까이 높은 44.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연도별 판매수입은 2010∼2011년 8.7%, 2011∼2012년 13.8%, 2012∼2013년 9.2%, 2013∼2014년 5.3%, 2014∼2015년 1.5% 등 판매량보다 훨씬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kWh당 판매단가도 2010년 86.1원에서 2015년 111.6원으로 29.6% 올랐다.
전기요금 판매수입 증가율이 판매량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이유를 요금인상 때문으로 국회예산정책처는 파악했다.
한전은 2010∼2013년 5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조정했다.
2011년 8월 4.9%(용도별 전기요금 인상률 평균치), 2011년 12월 4.5%, 2012년 8월 4.9%, 2013년 1월 4.0%, 2013년 11월 5.4% 올렸다.
보고서는 “전력소비 둔화에 따라 최근 3년간 한국전력공사의 전력판매량의 증가율은 0.6∼1.8% 정도로 낮았던 반면, 2008∼2013년 지속해서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판매수입은 2014년까지 5%를 초과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설명했다.
한전은 전기 판매수입의 가파른 증가세와 더불어 2014년 서울 강남구 구사옥을 매각한 것이 2015회계연도 수익(유형자산처분이익 8조7천억원)으로 잡히면서 10조2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한전의 2015년 자산은 106조3천원으로 전년도보다 6조6천억원 늘었고, 반대로 부채는 53조1천억원으로 3조2천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한전의 수익사업은 신통찮았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공공기관 출자회사 운영실태 평가’ 보고서를 보면 한전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석탄가스화복합발전을 육성하겠다며 독일 우데(UHDE)사와 손잡고 2011년 7월 설립한 켑코-우데(KEPCO-UHDE)는 설립 이후 내내 적자를 봤다.
켑코-우데는 2011년 4억9천200만원, 2012년 17억6천600만원, 2013년 13억5천300만원, 2014년 9억4천600만원, 2015년 8억8천만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2억7천700만원, 13억5천400만원, 10억8천800만원, 8억1천800만원, 7억6천500만원이었다.
한전은 이 회사를 설립할 당시 114억원을 투자하면서 6.5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예상 수익률은 11.1%(세전 기준)이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사는 한 번도 수익을 낸 적이 없는 셈이다.
보고서는 “출자회사에서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데에는 국제 화석연료 가격이 내려가 경제성이 저하된 측면도 있지만, 한전이 출자를 결정할 때 사업수요를 과다하게 추정하고 예상 수익률을 높게 산출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운영적자 누적으로 수익성 재검토가 필요한데도 한전은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고 운영자금을 충당키 위해 민간차입, 유상증자를 추진토록 해 자회사의 재무위험이 가중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전 관계자는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높을 당시 시작한 사업인데 저유가가 지속하면서 사업성이 없어져 현재는 긴축경영을 하고 있다”며 “다만 효율성이 좋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사업모델이라서 사업성이 개선되면 다시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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