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잇단 집행유예…증시 ‘오너리스크’ 해소되나

총수들 잇단 집행유예…증시 ‘오너리스크’ 해소되나

입력 2014-02-12 00:00
수정 2014-02-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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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LIG그룹 구자원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남에 따라 계열사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이른바 ‘오너 리스크’가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고법 형사5부는 지난 11일 한화 김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1억원을 선고했다. LIG그룹 구 회장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LIG그룹은 구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 LIG넥스원 회장과 차남인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 두 아들이 실형을 받아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한화그룹은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판결을 환영했다.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12일 오전 주식시장에서 한화그룹 소속 계열사의 주가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한화는 이날 오전 10시 16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84% 오른 3만6천200원에 거래되며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한화케미칼은 같은 시간 1.78% 상승한 2만원에 거래됐고 한화투자증권은 0.91%, 한화손해보험은 1.75%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계열사 주가가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LIG손해보험도 회장의 석방으로 매각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같은 시각 주가가 3만950원으로 전날보다 1.98% 올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총수가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난 점이 회사 경영의 정상화와 주가 반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총수 한 사람의 부재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상징적 의미에선 사업 내용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김승연 회장의 석방은 상징적 의미에서 회사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이라크 신도시사업과 태양광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3년6개월간 총수가 자리를 지키지 못한 상황 속에서 인수·합병(M&A)이 성사되지 못하거나 신규 수주가 없는 등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총수의 복귀로 경영이 정상화되면 계열사 실적과 주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기다.

주식시장에선 총수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SK나 효성, 동양 등의 그룹 계열사에 대해서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총수 문제는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 재료 중 하나로 주가 움직임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찾기 어려운 만큼 총수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고 해서 주가의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총수의 구속사태는 주가나 기업실적과 큰 상관관계가 없다”며 “다만 오너의 부재로 차질이 있던 의사결정 과정이 정상화되면서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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